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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둘러싼 주변 대부분이 불안하다. 사회를 구성하는 요소 대다수도 불안하다. 크게는 기후 이변과 자연 재해로 발 딛고 사는 지구가 위험하고, 작게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 책임지고 구해야 한다는 점에서 불안정하다. 물론 우리 대부분은 앞쪽보다 뒤쪽 이유 덕분에 불안에 시달린다. 상황이 이러니 개인은 더욱 자기 안녕에 집중하게 되고, 주변 사회를 돌아보고 바꾸는 데에는 마음을 쓰지 못한다. 끊임없는 불안의 반복이자 확대재생산이다.
지난해 <선택이라는 이데올로기>로 한국에 소개된 레나타 살레츨은 이번 책에서 “사람들에게 불안을 유발하는 것을 미디어가 어떻게 재현하는지 살펴봄으로써 불안이 오늘날의 사회에서 작동하는 방식을 분석”한다. 불안을 조장하고 확산하여 불안에서 벗어날 방법을 막아버리는 현대자본주의의 속성을 드러내며, 이런 불안한 일상이 일터에서, 사랑에서, 양육에서 어떻게 자리잡는지 살펴본다. 과연 불안은 통제해야 하고 없애야 할 것일까, 사람이 세계와 관계를 맺는 방식으로 불안을 바라볼 수는 없는 걸까. 불안에 대해 우리가 제기해야 할 문제가 비로소 하나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