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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Book] 폐허의 도시
  • 폴 오스터 (지은이),윤희기 (옮긴이)열린책들2014-08-01 원제 : In the Country of Last Th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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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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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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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일 형식 : ePub(11.25 MB)
  • TTS 여부 : 지원
  • 종이책 페이지수 : 286쪽
  • 가능 기기 : 크레마 그랑데, 크레마 사운드, 크레마 카르타, PC,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폰/탭, 크레마 샤인
  • ISBN : 9788932963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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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들의 나라에서"
어릴적부터 함께 자란 여자 친구가 편지를 보내왔다. 그녀는 지금 바다 저쪽 '폐허의 도시'에 가 있다.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 알 수 없다. 그 도시는 그런 곳이다. 눈앞에서 모든 것이 소멸해간다. 인간이 지금껏 이룩해놓은 많은 것들이 너무나 쉽게 무너져 간다. 인간도 예외는 아니다.

그곳의 사람들은 죽기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한다. 떼거리로 모여 숨이 끊어질 때까지 도시를 질주하거나, 건물 옥상에 올라가 끈도 매지 않고 최후의 번지점프를 한다. 살고자 하는 사람들은 쓰레기를 주으러 다닌다. 그 도시에 새롭게 태어나는 생명은 존재하지 않는다.

실종된 오빠를 찾기 위해 그 도시로 스며들어간 그녀 역시 그곳에서 길을 잃는다. 비틀거리면서도 한발 한발 걸음을 떼어놓던 그녀는 여러 사람들과 만나고 새로운 관계를 맺어간다. 그녀를 딸처럼 여기던 여인, 그녀의 육체를 탐하던 늙은이, 때때로 훌륭한 조언을 해주던 라비, 그녀의 생명을 구한 여인 등.

그 악몽의 도시에서 그녀가 생애 최고의 나날을 보냈다는 건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곳에서 자신에게 꼭 맞는 한 남자를 찾아냈다. '누군가가 나를 필요로 한다는' 건 참으로 기분 좋은 느낌이라고 그녀는 쓴다.

손톱만큼의 여백도 남기지 않고 빽빽이 채워진 이 노트는, 정말 우연히 내 손에 들어왔다. 그녀가 이 글을 쓴지도 아마 오랜 시간이 흘렀을 것이다. 그녀의 편지를 읽으면서 '나'는 평상시 하지 못했던 여러 생각을 한다.

생성이 있으면 소멸이 있기 마련이고, 죽음은 삶과 분리된 어떤 것이 아니라 그 내부에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 흐름이 흐트러진 채 한 방향으로만의 진행이 가속화되는 그 도시에서 그녀는 무얼 찾고자 했던 것일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내게 주어지지 않았다.

얼핏 보기에 견고해보이는 이 세계는 혹은 삶은, 아주 작은 사건에 의해 균열이 생기고 무너져버릴 수 있는 나약한 것이 아닐까. 남들이 '우연'이라 부르는 그 계기가 어떻게 발생하는지에 대해 알 수 없다. 다만 확실한 건, 한 사람의 생이 전환되는데 필요한 시간은 종잇장 두께만큼 얇은 찰나의 순간. 인간의 삶이란 그렇게 허약한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무너져버린 잔재 속에서도 삶의 사이클은 끈질기게 이어진다. 작은 충격에도 비틀거릴만큼 약한 것이 인간의 삶이지만, 쉽게 끊어지지 않을만큼 모진 것이 생명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그녀의 노트 초반부는 상당히 비현실적이고 어두운 이야기로 가득차 있어 읽기가 고통스럽다. 하지만 꾹 참고 책장을 넘기다 보면, 그녀가 느끼는 감정의 결들이 너무나 생생하게 다가와 마음이 아프다. 기쁨과 슬픔, 희망과 의심, 과거와 미래.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현재에만 몰두하게 되면, 인간의 정신은 오히려 더 명징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굶주림이 두려운 건, 오로지 음식만을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결핍, 결여란 그렇게 무서운 것이다. 생명은 이어지되 모든 것이 부족한 그 도시에서 다른 삶을 생각한다는게 과연 가능할까?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반응마저 벅찬 상황이었을텐데.

그녀는 내가 이 노트를 읽고, 자신처럼 이 도시를 헤매이게 될까봐 걱정한다. 아주 헛된 생각은 아니다. 삶의 끝, 세상의 가장자리란, 위험한만큼 치명적으로 매혹적이니까. 이 땅의 현실에 발딛고 서 있는 내게도 어느 순간 '폐허의 도시'로부터 부름이 올지 모른다. 그녀 역시 아주 특별한 사람이 아니었다. 우리처럼 일상에 발담그고 행복한 미래를 그리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균형을 잃고 세계의 이면으로 추락할 위험은 누구에게나 같은 확률로 존재하는 것이다.

지금쯤 그녀는 어느 곳을 헤매이고 있을까? 그녀는 다음 편지를 쓰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이제 갓 스물이 되었을, 가장 아름답고 슬픈 나이의 그녀가 그 도시에 먹혀버리지 않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 박하영(2002-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