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궤도>로 부커상을 수상한 작가 서맨사 하비의 유일무이한 에세이가 출간됐다. 작가가 지독한 불면증에 시달리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끝이 나지 않을 것만 같은 어둠 속에서 작가는 자신의 내면을 간절히 들여다보며 불면증의 심연으로 계속 빠져든다.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그의 문체는 여기가 꿈속인지 아닌지 독자들을 혼동하게 만들고, 의식의 흐름을 따라 이어지는 서사는 매번 새로운 형태로 독자에게 다가온다.
이 책은 단순히 불면증을 겪는 한 사람의 기록을 넘어,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지나쳐버리는 ‘불안’의 실체를 또렷하게 드러낸다. 이유를 설명하기 어려운 채 마음 한 켠에 머무는 감정, 그리고 밤이 깊어질수록 더 선명해지는 생각들을 작가는 집요하게 언어로 붙잡는다. 그래서 이 책은 불면을 겪어 본 사람에게는 깊은 공감을, 그렇지 않은 독자에게는 쉽게 지나쳐 온 감정의 결을 또렷하게 인식하게 만든다. 읽는 동안 막연했던 불안은 점차 언어를 얻고, 끝내는 외면할 수 없는 하나의 감각으로 자리 잡는다. 불면증뿐 아니라 다양한 불안에서 자유롭지 못한 현대인들에게 바치는 매혹적인 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