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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소멸, 고령화, 인구감소…남의 일 같지 않은 우리 사회의 암담한 현실이지만, 일단은 소설의 이야기다. 네 개의 지방자치단체가 합병해 인구 6만을 유지하고 있는 난하카마시에는 모든 주민이 고령으로 사망하거나 요양센터로 떠난 후 아무도 살지 않게 된 마을 ‘미노이시’가 있다. 새롭게 취임한 시장은 타지역에서 이사 오는 주민을 지원하자는 취지의 ‘I턴 프로젝트’를 시작, 업무를 전담할 ‘소생과’를 신설하며 마을을 되살리기 위한 행보를 이어간다. 공무원 만간지는 소생과로의 전보를 일종의 좌천이라고 여기면서도 어떻게든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노력하지만, 마을에는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과연 이 프로젝트는 성공할 수 있을까?
일본 미스터리의 거장 요네자와 호노부가 드물게 선보이는 사회파 미스터리. 소멸 위기에 놓인 지방 소도시를 부흥시키려는 공무원과 희망을 안고 이주해 온 주민 등 다양한 인간 군상을 작가 특유의 담담하면서도 재치 있는 필치로 담아냈다. 책은 어찌 보면 소소하고 또 우연의 일치에 불과해 보이는 일군의 사건들이 이어지는 단편의 연속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종장에 이르러 그 모든 우연처럼 보였던 것이 우연이 아니고, 호의로 보인 것이 호의가 아님을 깨달은 순간, 우리는 놀랍고도 씁쓸한 진실을 맞닥뜨리게 된다. 현대 사회의 병폐를 미스터리의 형식으로 담아낸 작가의 놀라운 솜씨에 감탄하면서도, 작가가 던지는 질문의 무게가 무겁게 가슴을 짓누른다. 그야말로 나의, 우리의 ‘비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