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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 산골 소녀 원나. 화재 속에서 자신을 구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일을 항상 마음에 담고 있다. 펜싱은 장비를 쓰면 화상흉터가 있는 얼굴을 가릴 수 있어 배우게 되었다. 시상대 위에 서고 싶지 않아 모든 펜싱 경기에서 일부러 4등을 한다. 늘 얼굴을 가리고 다녀 생긴 별명은 사다코. 엄마인 미라마저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되어 병상에 누워있는 나날, 원나의 마음은 늘 굳게 닫혀있다.
일반적인 성장소설의 모양새를 띤 이 이야기는 이 산골마을의 사랑스러운, 나이든 이웃들에게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하며 다른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자신을 제외한, 가족 같은 마을 사람들 모두가 좀비가 되어버린 상황, 이 내향적인 소녀는 그들을 죽이지 않고 보호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언젠가 그들을 치료할 백신이 도달할 것이라는 희망을 꿈꾸며. '괴물'과 싸우는 대신 '괴물'을 보호하고, 공포에 귀기울이는 것보다는 서로의 목소리가 닿을 수 있다는 희망을 향해 소리치는 이야기. 개성 있고 뜨겁고 뭉클하다. 김보현 첫 장편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