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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번에 읽어 내려간 뒤에는 이 새로운 전율을 표현할 새로운 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는 김금희 작가의 독서 후기와, "소설이 보여줄 수 있는 완벽한 정수를 펼친다."는 김보라 감독의 상찬. 그리고 "모든 문장이 문체와 감정을 어떻게 완벽하게 배치하는지에 대한 가르침이다."라는 힐러리 맨틀의 추천사부터 "키건은 간결한 단어로 간결한 문장을 쓰고, 이를 조합해 간결한 장면을 만들어나간다."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부러움 섞인 말까지. 무수한 찬사가 이 104쪽의 얇은 소설에 쏟아졌다.
소설은 어린 소녀의 시선으로 본 세상을 담았다. 사랑이 없는 가정에서 무심한 부모와 지내던 그가 먼 친척의 집에 맡겨진 어느 여름. 다정히 눈을 맞추며 말해주고, 넘어질까 걱정하며 손을 잡고 걸어주는 따뜻한 어른을 처음 만나본 소녀는 생각한다. "부끄러운 일도 비밀도 없는 이곳이 당분간 내 집이면 좋겠다"고. 처음 받아보는 관심과 배려 속에서 소녀의 세상은 이제껏 없던 밝은 빛으로 채워진다. 불순물을 날리며 졸이고 또 졸인 끝에 마지막으로 남은 순수한 결정체를 연상시키는 문장과 여백이 자아내는 그 여름의 찬란한 풍경이 책장을 덮은 후에도 오래도록 마음속에 자리한다. 영화 '말없는 소녀'로 영상화되어 5월 31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