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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초록 같은 것, 그리고 그 초록의 빛깔과 기운으로 누구나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드는 힘이 있다. 산뜻한 계절에 발맞춰 식물, 정원에 관한 좋은 책들이 한 권 또 한 권 독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여기, 한 시인의 이야기이자 시인과 식물 사이의 시간에 관한 기록의 책을 독자들에게 건넨다.
이승희 시인이 그의 첫 산문집으로 알록달록하면서 마음을 간질간질하게 만드는 초록의 이야기를 펴냈다. 식물이 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작정하고 마당 있는 집으로 이사한 후 새로운 식구를 들이기도 하며 여러 모양의 반려식물과 동거동락한다. 시인은 식물을 키우는 법이나 식물을 만지고 가꾸는 재주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식물에게 시를 읽어주고, 비오는 날이면 비를 맞히고, 라디오를 함께 들으며 식물과 '함께 살아가는' 날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시인이 초록의 진심을 담은 언어로 써내려간 산문을 읽다 보면 시 같기도 한 문장들이 마음속으로 스며들어와 다독이고 보듬어준다. 말없이 곁에 있어주는 식물처럼, 그렇게 가만히 가만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