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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산문 <관능적인 삶>으로 강렬하게 등장한 에세이스트 이서희. 이후 <유혹의 학교> <이혼일기> 두 권의 산문을 펴내며 매혹적인 글쓰기로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관능과 유혹, 사랑과 이별에 관한 전작들과 달리, 이번 책에서는 어두웠던 성장기를 솔직하게 고백하며 존재와 관계, 사랑에 대한 깊이 있는 사유의 글을 펼쳐 보인다.
아버지는 어머니뿐 아니라, 자식들에게도 주저 없이 폭력을 일삼았고, 어머니는 젊고 자유로운 자신의 삶을 어쩌지 못해 끊임없이 사랑을 갈구하고 집착했다. 대학 시절까지도 이어진 아버지의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망치듯 유학을 떠났고, 사랑하여 결혼했고, 때가 되어 이별했다. 작가는 암울한 유년기와 성장기, 온마음을 다해 사랑하고 기꺼이 이별해온 삶을 담담한 어조로 들려준다. 그리고, 사랑스러운 두 딸과 함께 성장해온 과정, 여러 관계 속에서 부딪치며 깨달은 사랑의 의미와 구체적인 사랑의 힘, 성찰과 치유의 시간까지 흡입력 있는 문장으로 이 한 권에 담았다. 작가의 내밀한 이야기는 아프지만 마지막 장까지 마음으로 함께하고 결국 공감하게 되는 건,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빛과 어둠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