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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싱을 한 선비 납시오!" 청바지, 미니스커트, 힙합바지가 모두 한 시대를 풍미했던 패션임과 동시에 당시의 문화를 반영하는 코드였던 것처럼, 복식은 그 시대의 문화와 가치를 잘 보여주는 코드 중 하나이다.
복식문화를 전공하고 있는 연구원인 이 책의 지은이 조희진은 괜찮은 이야기꾼이다. 거창한 설명이 없다 해도 그녀가 책을 통해 풀어놓은 이야기를 차근차근 읽어보면, 우리 선조들의 복식 문화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통해 변화하는 시대의 가치관을 풀어내는 솜씨가 만만치 않음을 금새 알아차릴 수 있다. 너무 가볍지도 않고, 그렇다고 어깨에 쓸데없는 힘이 들어가지도 않는다. 좋은 필자를 찾아내기 위한 출판사의 노력이 새삼스레 고마워지는 순간이다.
지은이는 우리가 현재 입고있는 옷과 착용하는 장신구 등에서 우리 선조들의 복식 문화와의 연결점을 찾아내고, 복식 문화에 대한 '할매'들의 증언과 역사 속 기록 등을 자유롭게 인용하면서 그 속에 숨겨져 있는 이야기와 가치를 찾아내 보여준다.
조선 선조 때까지만 해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귀를 뚫어 귀고리를 착용하는 것은 흔한 일이었으며, '백의민족'으로 불리우는 우리 선조들도 청색 옷을 입기를 강요받았고 색색의 염색을 들인 화려한 수의를 입기도 했다는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아주 먼 옛날로만 느껴지던 선조들의 옷차림과 생활상이 가깝게 다가오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 조선영(2003-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