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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처음부터 죽어왔고 여전히 이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유한한 존재 ‘인간’에 대한 서사는 늘 반복되는 듯 보였고, 그래서 죽음의 풍경이 바뀌는 동안 새로운 죽음을 충분히 상상하지 못했던 게 아닐까 싶다. 오늘날 죽음은 그야말로 모든 국면에서 격변하고 있다. 죽음의 장소가 바뀌었고, 죽음의 기준은 논쟁 중이고, 죽음의 선택까지도 열리려는 상황이니, 이제 죽음에 대한 총체적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죽음을 고민할 때가 된 것이다.(아직 늦지 않았다. 당신은 살아있으니!)
듀크대학병원 심장학 전임의로 일하는 하이더 와라이치는 20세기에 들어서며 급변한 죽음의 모습을 환자, 환자의 가족, 의사 등 사람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다시 세포부터 심장과 뇌까지 신체 기관의 상태에서 바라보고, 결국 죽을 권리와 죽음을 마주하는 태도 등 윤리와 마음의 영역까지 사고를 넓혀가며, 오늘날 죽음의 풍경과 이를 마주한 인간 존재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슬프고 처참하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죽음의 다채로운 장면과 이를 마주하는 사람들의 각양각색 표정을 살펴볼 수 있겠다.
그렇다면 우리의 죽음은 과연 행복에 이를 수 있을까? 아마도 그 길은 죽음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나누는 데서 시작되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죽음에 대해 많이 생각하는 이들이 이타적 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스트레스가 줄어 더 건강하게 오래 산다고 하니, 결국 죽음과 삶은 이렇게 다시 연결되는가 보다. 죽음의 풍경이 달라진다고 인간 존재의 근원이 바뀌는 것은 아닐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