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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어떤 개가 있느냐고 물으면 무엇이라 답할 수 있을까. 몰티즈, 푸들, 골든레트리버 등 개의 품종으로 답하는 게 보통이겠고, 때로는 경비견, 안내견, 군견 등 특정한 역할을 맡는 개를 떠올릴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인간이 개를 어떻게 대하는지를 훨씬 명확하게 드러내는 구분이 있으니, 바로 번식견, 유기견, 식용견, 반려견이다. 작가 하재영은 이 구분에 따라 개의 삶을, 개의 삶을 대하는 인간의 방식과 태도를 현장에 들어가 취재하고, 그로부터 인간과 동물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던지며 답을 구한다.
개는 누군가에게 가족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번식장에서 “새끼 빼는 기계들”이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언제든 돈으로 “개 값”을 치를 수 있는 대상이기도 하다. 작가는 묻는다. “동물은 동물인가, 아니면 물건인가?” 각자의 답을 바탕으로 이 질문에도 답해보자. “인간은 인간인가, 아니면 물건인가?” 작가의 발길을 따라 번식장, 경매장, 식용 개농장 등 개가 놓인, 개가 사람과의 관계 속에 놓인 공간을 감각하고 나면, 답은 명확해진다. 이 물음에는 전자/전자, 후자/후자처럼 같은 답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설명이 더 필요할까. "동물이 대접받는 나라는 사람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