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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넓고 넓은 지식의 세계를 특유의 해석과 이야기로 풀어낸 채사장이 이번에는 ‘관계의 인문학’을 펼쳐 보인다. 그간의 저작을 순서대로 살펴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주제다. ‘지대넓얕’에서는 인류가 쌓아온 지식을, <시민의 교양>에서는 오늘의 세계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식을, <열한 계단>에서는 지식을 쌓으며 세계를 이해하는 과정 속의 자신, 즉 자아의 탐구 여정을 전했으니, 이번에는 그런 자아가 다른 자아 그리고 세계와 만나 겪게 되는 관계에 주목할 차례라 하겠다.
그는 “당신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문제일수록 사회는 그것을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경제는 소비자와 시장의 관계를 말하고, 정치는 시민과 정부의 관계를 말하며, 사회는 대중과 지역사회의 관계를, 과학은 인류와 자연의 관계를 말”하지만, 정작 “당신의 자유, 당신의 내적 성장, 당신의 영혼, 당신의 깨우침, 당신의 깊은 이해”는 이야기해주지 않으니, 외롭고 불가능한 여정일지라도 스스로 나서는 수밖에 없고, 여느 때처럼 자신이 앞서 두드려본 마흔 가지 이야기를 전하며 독자를 새로운 관계의 장으로 초대한다. 당신과 내가 언젠가 만난다는 신비로운 결론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채사장의 고백과 응답에 귀 기울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