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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할란 엘리슨 걸작선 세트 - 전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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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이시여, 할란 엘리슨이네."
    20세기의 장르소설을 논할 때 결코 빠져서는 안 될 사람. 중단편만으로 장르소설계의 수많은 상들을 60여 차례나 수상한 작가. 옹졸하고 편협하기로 업계에 드높은 악명을 떨친 괴짜이면서 표현의 자유를 위해 싸우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사람. 가차없는 비평가요 독설가이면서 자신이 인정한 작가들에게는 끝없는 애정을 보낸 지원자. 때로는 좋은 의미로, 보통은 나쁜 의미로 그가 등장하면 사람들은 쑥덕거린다. "오 갓, 할란 엘리슨이네."

    이 전설적인 작가를 만나기까지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다. 종종 SF 컴필레이션에서 한 작품씩 만날 수 있었지만, 그걸로는 이 대가의 세계를 느끼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오히려 갈증만 더했다. '나는 입이 없다 그리고 나는 비명을 질러야 한다'를 처음 읽었을 때의 충격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다. 뇌리에서 좀처럼 잊혀지지 않을 이미지들을 몇 장면이고 만들어 낸 지독한 작품이었다. 실제로 할란 엘리슨의 몇몇 작품들은 대단히 잔혹하며 그만큼 냉정하지만, 세 권이나 되는 이 작품집에서는 그의 또다른 면모도 만날 수 있다. 냉소적인 유머들은 물론 심지어 따뜻한 인간애가 느껴질 때도 있다. 뉴웨이브의 영향을 받은 실험적인 작품들과 브래드버리 풍의 전통적인 환상 이야기들이 사이좋게 이웃한 모습도 볼 수 있다. 종잡을 수 없기로 유명한 할란 엘리슨의 캐릭터는 어쩌면 그의 창작 활동에는 커다란 도움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사람은 정말로 어떤 장르나 세계관에도 구애받지 않는 만능 이야기꾼이다.
    - 소설 MD 최원호 (2017.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