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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불완전하기에 누구나 잘못을 저지르기 마련이다. 반성하며 용서를 구하고 이해하며 용서를 건네는 과정은 불완전한 인간이 서로를 보듬으며 살아가는 방식이다. 그런데 용서가 그만큼 익숙한 일인가 싶어 의아하다. 잘못을 뉘우치고 더 나은 삶을 향하며 문제와 화해하는 과정보다 책임을 묻고 보상을 하며 문제를 정리하는 과정이 자연스러운 세상에서, 과연 용서는 여전히 가능하며, 본래의 가치를 발현할 수 있는 걸까.
철학과 신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강남순 교수는 “죄는 미워하되 죄를 지은 사람은 사랑하라.”로 대변되는 용서의 상투성을 넘어, 과거의 나를 부정하는 게 아니라 반성을 통해 다른 나로 변화하는 가해자, 내부의 분노를 제거하고 가해자 속에서 선한 품성을 지닌 인간의 모습을 발견할 여지를 찾는 피해자를 상상하자고 제안한다. 이렇듯 용서란 불완전한 인간을 드러내는 데에 머무르지 않고 서로를 "잘못의 감옥"에서 구해내 새로운 세계를 향한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일이다. 이제 불완전한 인간이 완전한 용서에 이르는 긴 여정이 시작된다. 물론 당신도 이미 초대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