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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소년이 서 있다>, <불온한 검은 피>,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등의 시집으로 독자들과 소통해온 허연 시인이 처음으로 동시집을 선보인다. 시인에게는 가장 소중하고 예쁜 딸 '허민재'가 있다. 시인은 딸 민재의 엉뚱하면서도 때 묻지 않은 상상력 덕분에 많이 배운다고 고백한다. 아빠와 딸의 알콩달콩 일상 이야기에 소복이 작가의 세 컷 만화가 더해져 특별한 한 권의 동시집이 탄생했다.
민재는 늦은 시간에 들어와 수염 난 얼굴로 뽀뽀를 해서 잠을 깨우는 아빠에게 "아빠 제발 애매한 시간에 오지 마세요."라고 하고, 아빠가 사준 너무 맛있는 갈비를 먹고 들어온 날 "오늘은 갈비였다."라고 일기를 쓴다. 또, 아빠에게 뭘 해달라고 할 때마다 아빠가 "내일 해 줄게."라고 말해서 '내일'이 밉다고,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아빠와 딸의 따뜻한 교감으로 채운 하루하루를 사랑스러운 동시로 읽는 내내, 아이의 순수하고 맑은 마음이 어여뻐서 절로 미소 짓게 된다. 동시와 짝을 이루는 소복이 작가의 재치 넘치는 세 컷 만화는 또 다른 매력으로 키득키득 웃게 만든다. 사랑스럽고 재미있는 이 동시집을 혼자 읽을 수는 없다. 특별히, 어른 독자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