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 캐프라 감독을 가리켜 'Heart Of America' 즉 '미국의 마음'이라 부른다. 그만큼 그의 영화는 항상 따듯한 인간미와 훈훈한 인정이 넘쳐흐르며, 항상 '모든 인간의 본성은 착하다'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34년 <어느날 밤에 생긴 일>, 36년 <천금을 마다한 사나이>, 38년 <우리집의 낙원>으로 한 해씩 건너뛰면서 5년 사이에 3번의 아카데미-감독상을 받음으로써, 최초의 3회수상 감독이 되었다. 그의 이러한 수상에 아무도 의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그는 분명히 미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감독의 한 사람이며, 특히 따뜻한 인간미가 넘치는 작품들을 만드는 데에는 그를 능가할 연출자는 없었다.
이탈리아 태생으로 시나리오 작가, 감독, 각본가를 겸하며 존 포드, 하워드 폭스 등과 함께 3,40년대 스튜디오 전성시대를 대표하는 감독이다. 1929년에 감독으로 데뷰한 그는 30년대를 대표하는 육체파 여배우 진 할로우를 성공시킨 (31)로 인정을 받았고, 34년에 <어느날 밤에 생긴 일(It Happened One Night)>로 대성공을 거두며 첫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았다. 이 영화는 오스카 역사상 최초로 그랜드슬램(작품, 감독, 남우주연, 여우주연상)을 이룩한 작품이다. 36년에는 게리 쿠퍼를 기용해 <천금을 마다한 사나이(Mr. Deeds Goes To Town)>를 역시 명작으로 이끌며 두번째 오스카를 손에 쥐었다. 37년의 <잃어버린 지평선(Lost Horizon)>은 미국영화 역사상 가장 중요한 영화중의 하나로 꼽히는 걸작이며, 38년에는 홈 코메디의 명작인 <우리집의 낙원(You Can't Take It With You)>으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함께 3번째 감독상을 차지했다. 그후로는 작품 경향을 약간 다양하게 바꾸어 39년에는 정치 드라마 <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Mr. Smith Goes To Washington)>라는 걸작 정치드라마를 만들었다. 이 역시 단순한 정치 고발영화가 아닌 휴먼 드라마의 높은 경지를 보여준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리고 추리 미스테리극 (44), 코믹 터치의 홈 드라마 (59) 등을 내놓았고, <포켓에 가득찬 행복>은 그의 마지막 작품이었다. 칼라화 이후 TV들이 흑백영화를 잘 방영하지 않는 관계로, 전성기가 30, 40년대인 그의 작품들을 요즘 사람들은 보기가 힘들 것이다. 그러나 몇 년전 그의 마지막 연출작인 61년도 칼라영화 <포켓에 가득찬 행복(Pocketful Of Miracles)>이 방영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이것은 자신의 33년도 작품 를 재영화화한것이다. 뉴욕 뒷골목을 주름잡는 여인이 자신의 신분을 귀부인으로 속이고서 딸을 유럽에서 몰래 키우고 있다가 그 딸이 왕자와 결혼을 하게 되어 신랑식구와 함께 엄마를 보러온다. 난감해하는 그녀를 위해 뒷골목의 건달, 주정뱅이, 장사꾼, 술집여인들이 그녀를 귀부인으로 만들어준다. 그리고 하루간 왕자의 가족들을 깜쪽같이 속여넘긴다. 그러나 그 과정은 역시 캐프러 감독 특유의 인간미와 위트가 넘치는 솜씨로 하나도 거부감이 없이 우리의 가슴에 따뜻하게 전해왔다. 그는, 인간은 누구나 착하다는 지론을 폈던 명감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