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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에 이 소설이 처음 나왔을 때는 다소 어두운 미래를 그린 (그러나 유쾌하게 그에 맞서는) SF라고 볼 수 있었을 것이다. 네트워크 해킹과 SNS의 여론 조작을 일삼는 국가 정보기관은 충분히 있을법한 일이긴 해도 정말로 '보통 사람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피부로 느끼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2015년의 한국에서 이 소설이 그렸던 디스토피아적 면모는 대부분 명백한 현실이 되었다. 자본주의 시스템은 네트워크 보안이라는 공공적 요소까지 돈과 권력의 늪 속으로 끌어들였다. 인터넷 프라이버시는 이 해적들에 의해 강탈당하는 것이다.
그러나 <리틀 브라더>의 저자 코리 닥터로우는 자신이 예측한 불행한 미래(또는 당도한 현실)을 가능한 유쾌하게 맞받아친다. 천재 해커 소년의 성장기이자 모험담이라는 다소 전형적인 플롯은 이 소년이 맞딱드린 상대가 극도의 현실성을 획득하면서 기묘한 울림을 얻는다. 게다가 작품 내에 등장하는 각종 네트워크 보안 관련 이슈들은 대부분 실존하는 기술들로서 더욱 현실성을 돋운다. 따라서 인터넷에서 지금 이 글을 읽을 수 있는 모두는 이 소설의 주인공 마커스의 동료일 수밖에 없다. 아무도 자신이 소유한 무언가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강탈당하기를 원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히어로는 어디서 어떻게 권력에 대항해 싸우고 있을 것인가? <리틀 브라더>는 진정으로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하는 이들에 대한, 우리 모두의 권리를 지키는 이들에 대한 작은 서사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