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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이 틀렸다는 증거는 셀 수 없이 많지만, 그것이 자본을 붕괴로 이끄는 건 아니다. 자본이 옳다는 주장 역시 셀 수 없이 많지만, 그것이 자본의 정당성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어느 쪽에 서든 오늘날 자본이 세계를 움직이는 동력이자 원리라는 데에 동의하지 않기란 어렵다. 자본의 모순이 속속 드러나며 여러 문제를 일으키는 와중에도, 언제나 그러했듯 혁신으로 모순을 극복하리라는 기대가 높다. 그런데 정말 이렇게 자본을 과신해도 되는 걸까? 자본의 모순은 언제나 극복될 수 있는 현상인 걸까?
마르크스주의 지리학과 경제학의 대가 데이비드 하비는 자본의 ‘기본 모순’을 파헤치는 동시에 오늘날 자본이 마주한 ‘움직이는 모순’을 폭넓게 다루며 지구 생태계 자체를 파국으로 몰고 갈 ‘위험한 모순’에 대해 치밀하게 분석한다. 이에 그치지 않고 모순에서 지향을 찾아낸다. 이에 그치지 않고 지향보다 중요한 게 차별과 압제, 폭력적인 억압에 맞서 전투를 치르는 것이라 말한다. 하비는 여기에서도 멈추지 않는다. 모든 전투보다 중요한 건 자본과 그 모순에 맞선 투쟁이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동맹이 필요하다고 밝힌다. 물론 하비의 제안에 이르려면 우선 자본을 제대로 알아야만 한다. 고로 이 책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주어가 자본일지 당신일지 둘 다일지를 판가름할 시간이 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