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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와 인간은 사고방식이 다르다. 당연히 각자 잘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다르다(물론 인간의 착각일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사람이 살면서 마주하는 일상의 문제를 컴퓨터의 방식으로 풀어보면 어떨까. 때로는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문제가 쉽게 해결될 수도 있겠고, 때로는 빈틈없는 알고리즘 덕분에 쉽게 해결될 일을 꼬아버릴 수도 있을 텐데, 그렇다면 장점도 단점도 없는 일이니 시도해볼 이유가 없는 것 아닐까.
장단을 따지기 전에 이미 시도해본 이들이 있다. 컴퓨터과학과 철학을 공부한 브라이언 크리스천과 인지과학 교수 톰 그리피스는 주차, 옷장 정리, 주택 계약, 결혼 결정 등 온갖 삶의 국면에서 최적의 선택을 할 수 있는 알고리즘 방법을 찾아봤다. 최적 멈춤, 과적합, 무작위성 등 열한 가지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수백, 수천의 과제와 풀이를 제시한다. 진작 이렇게 할 걸 싶은 해법과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 싶은 해법 사이에서, 컴퓨터를 믿어야 할지 인간을 믿어야 할지 더욱 큰 혼란에 빠질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이 과정은 큰 도움이 된다. "알고리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우리가 직면한 문제의 기본 구조와 그 해결책의 특성을 알아낸다면, 우리는 자신이 실제로 얼마나 문제를 잘 해결하고 있는지를 간파하고, 자신이 어떤 오류를 저지르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삶은 과제처럼 단절되어 있지 않다. 해법을 찾는다고 종료되지도 않는다. 그런데 왜 컴퓨터에게는 정답만 요구하는가. 컴퓨터와 인간, '우리'는 함께 해법을 찾아갈 따름이다. 이 책의 저자들이 시도한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