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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불의의 사고로 아내와 딸을 잃은 한 남자가 있다. 남자는 만나서 꼭 할 말이 있다는 모녀를 만나기 위해 카페에 들어선다. 그날 처음 마주한 어린 소녀는 공교롭게도 죽은 딸과 이름이 같다. 아이는 일곱 살 답지 않은 거침없는 행동과 말투로 남자가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가족들의 추억들을 끄집어내어 남자를 놀라게 한다. 세 사람의 심상치 않은 대화가 이어질수록, 전혀 관련없어 보이던 인물들을 잇는 인연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사람이 태어나고 죽는 과정을 달이 차고 기우는 '영휴(盈虧)'라는 단어에 은유한 작가는, 여러 인물들의 과거와 현재를 교차시키며 수수께끼를 풀어나간다. 끝까지 긴장을 놓지 못하게 하는 이야기 전개와 매끄러운 문체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2017년 나오키상 심사위원들은 "옴짝달싹할 수 없을 정도로 빈틈없는 이야기인데도 전혀 불편하지 않다"(아사다 지로), "압도적인 문장력을 가졌다"(기타카타 겐조)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