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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처럼 하나의 이야기로 이루어진 ‘이석원 이야기 산문집’ 그 두 번째 책이 출간되었다. <언제 들어도 좋은 말> 이후 8년 만의 신작이다. 소설처럼 속도감 있게 읽히는 스토리 중간중간 생각할 거리를 주는 짧은 산문이 수록되어 있어, 한 권으로 다른 결의 두 종류의 글을 읽을 수 있다.
층간 소음에 민감한 ‘나’는 어쩔 수 없이 15층짜리 아파트의 14층으로 이사한다. 어느 날, 위층에 누가 새로 이사오면서 ‘나’의 고통은 시작된다. 콩콩콩콩. 쿵. 소음이 한 달 넘어도 계속되자 더는 참지 못하고 위층으로 뛰쳐 올라간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초인종을 누르거나 문을 두드리지 말 것. 절대.’
황당한 안내문을 써 붙여 놓은 위층 사람과의 싸움에서 이겨보고 싶어진 ‘나’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그리고, 너무 그리워 간절하게 찾아 헤매던 추억의 냉면을 위층 사람이 운영하는 음식점에서 다시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
음식점에서 알게 된 키 큰 여성, 용한 점집 보살 등, 개성 강한 여러 인물들의 등장과 흥미진진한 에피소드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미스터리 가득하면서 담백한 유머가 더해져 단숨에 읽어내려가게 만든다. 보통 사람보다 조금 더 소심하지만, 소심하기 때문에 사람, 관계, 삶의 행복에 대해 진중하게 파고들 수 있는 작가 특유의 섬세함이 책 곳곳에서 잘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