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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작가상 대상, 전하영 첫 소설집"
    화려한 색감, 가차없는 전개로 컬트적인 인기를 누린 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2006)은 2024년 현재도 OTT에서 인기리에 소개되는 작품이다.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한 상처를 품고 학교 선생님이 된 한 젊은 여자가 도난 사건을 해결하던 중 사소하고 불운한 사건 몇 개를 거듭하며 몰락해 못생긴 노파가 되어 쓸쓸한 결말을 맞는다는 이 영화는 어떤 여성에겐 슬래셔 영화보다 더 공포스럽다. 소설가 박민정의 추천의 글대로 누군가는 '언제나 돌연 혐오스런 마츠코의 독방으로 끌려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전하영의 소설 <영향>의 영화감독 준비생 '난희'도 이런 두려움을 품고 있다. 그는 '마츠코'가 될 것 같은 운명을,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고 정신마저 놓아버릴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85쪽)을 느낀다. 마츠코가 투신한 것은 사랑, 난희가 투신한 것은 예술(혹은 아름다운 그 무엇)이지만 나이 든 여자, 성적 매력을 잃은 여자가 된다는 것은 난희의 예술에도 공포이긴 매한가지다. 영화제에서 만난 남자 프로그래머조차 30대 비혼 여성인 난희에게 "그럼 이제 더 팔 게 없겠네요"(81쪽)라고 농담하는 것이 난희가 살고 있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난희는 희미하게 따라 웃는다.)

    이 영화의 감독 나카시마 테츠야가 촬영 당시 강압적인 지시로 인해 주연배우 나카타니 미키와 심각한 수준의 갈등을 겪었다는 것, 협의되지 않은 노출 촬영에 항의하며 <갈증>에 출연한 여성 배우가 은퇴를 결정했다는 것을 떠올리면 이 영화를 둘러싼 세계 자체가 전하영의 소설 한 편처럼 읽히기도 한다. 위선을 비추는 거울로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비로소 자유로워지는 소설, <그녀는 조명등 아래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로 2021 제12회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한 전하영이 드디어 첫 소설집을 세상에 내 놓았다. 영화를 편집하듯 쇼트를 이어붙인 이야기는 영화와 미술, 제임스 엘로이와 존 치버 같은 (남성) 소설가의 작업물을 소재로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어른이 되지 못한 청년 예술가 여성은 어떻게 미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나. 쓰고 만드는 자아를 지닌 인간들, 미치더라도 흉하게 미치고 싶지 않은 자아들의 이야기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이런 이야기를 쓰는 여자가 있었다. 내가 모르게. 무언가를 쓰고, 사라진 여자들이 있다. (<남쪽에서> 75쪽)

    이런 소설을 쓰는 소설가가 있음을 소개하고 싶다. 기억하고 따라 읽고 싶은 소설가의 첫 소설. 벌써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
    - 소설 MD 김효선 (2024.02.13)
    출판사 제공 북트레일러
    출판사 제공 북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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