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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전문의 하지현 교수는 자신을 찾아오는 이들 대부분이 “나는 정상이 아닌 것 같다.”며 문을 두드리지만 이야기를 나눠 보면 대체로 정상 범주라고 말한다. 물론 그렇게 진단을 해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쉽게 수긍하지 못하겠지만 말이다. 이 책은 문제를 찾아내기보다 문제가 아니라는 걸 확인해주어야 하는 반복되는 상황 끝에, 직접 ‘생활기스 상담소’를 열어 당신은 정상, 당신도 정상이라며 이야기 나눈 결과다.
마음에 티끌 하나 없는 이의 인생을 삶이라 말하긴 어렵지 않을까. 하지현 교수는 살면서 자연스레 생기는 상처를 ‘생활기스’라 부른다. 물건에 흠집이 났다고 당장 쓰지 못하는 게 아닌 것처럼, 당장 마음이 상하고 아프더라도 그것이 삶 전체를 망가뜨리는 건 아니라는 말이다. 게다가 이런 생활기스는 누구나 겪는 일이고, 그렇다면 정상적인 상황일 가능성도 높다. ‘최선, 열심히, 완벽’을 강조하다 보니 조금만 다쳐도 전체가 무너지는 듯한 마음이 들지만, ‘웬만하면 정상’, ‘대세에 지장이 없다면 그게 그거’라고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삶, 여전히 가능한 삶을 누리며 살 수 있다는 말이다. 어디까지가 정상의 범주인지 파악한다면, 당신 또한 정상이라는 걸 금세 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