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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런 삶이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일까 봐 두려웠다" (<대관람차> 中) 딱히 흠잡을 데 없이 흘러가는 삶을 지닌 사람들에게 별안간 질문 하나가 던져진다. "고양이 좋아하세요?" (<무단 침입한 고양이들> 中) 올이 두어 개 풀린 외투를 입은 것 같은 삶, 어딘가 잘못됐지만 그럭저럭 흘러간다. 그 삶의 균열을 포착해 질문을 던지는 작가 손보미가 두번째 소설집을 통해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누구인지, 이를테면 '고양이를 좋아하는 그런 종류의 인간'이 맞는지.
<그들에게 린디합을>, <디어 랄프 로렌> 손보미 소설집. 젊은작가상 수상작 <임시교사>, 한국일보문학상 <산책> 등의 작품이 실렸다. 헤어진 여자친구의 집을 무단침입하는 고양이들, 밤마다 외출을 나가는 아버지, 별안간 눈물이 멈추지 않는 소설가. '모든 고양이는 언제나 무단 침입하는 존재들' 인것처럼, 일상의 균열도 그렇게 별안간 찾아온다. 그 여백을 어떻게 마주할 수 있을까. 국적을 가늠할 수 없는 문장들, 손보미다운 재치는 여전하다. 평행우주를 넘나드는 독특한 서사, 린디합처럼 산뜻한 문장으로 묘사하는 삶의 풍경들, 그 자신의 삶의 풍경 속으로 독자를 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