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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는 오랫동안 인류의 꿈이었다. 인류는 우주의 극히 작은 비밀만 알아냈으며 지구와 맞닿은 우주의 끄트머리를 경험해봤을 뿐이다. 그런데 이런 꿈이 현실이 된다면, 아니 현실이 되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소행성 충돌이든 기후 변화든 인류가 더는 지구에서 살 수 없게 된다면 이곳에서 멸종하거나 이곳을 떠나거나 선택을 해야 할 텐데, 다시 물을 것도 없이 인류는 후자를 선택할 것이 분명하니, 그렇다면 지금부터라도 무엇을 챙겨 어떻게 떠날 수 있을지 상상이 아닌 현실로 고민해야 마땅하겠다.
이렇듯 영화 <인터스텔라>의 상황을 머지않아 마주할 현실로 받아들이며 차근차근 준비하자는 제안을 진지하게 전한 이는 <평행우주>로 잘 알려진 이론물리학자 미치오 카쿠다. 그는 나노기술을 바탕으로 태양계 바깥뿐 아니라 성간 여행까지 가능한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주인공 역할을 해낼 인류에게는 생명공학을 바탕으로 신체 개조를 요청한다. 인류의 미래를 지구에 묶어두지 않고 우주로 확장해 그려가는 그의 사고실험은, 결국 우주가 끝나도 결코 끝나지 않을 인류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우주보다 큰 인류의 이야기 앞에서 잠시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이것이야말로 인류의 매력 아닐까 싶은 생각에 살짝 미소가 지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