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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쓰기'의 기술 같은 책은 나올 수 없다. 내가 알아서 할 거라며 친구에게, 형제자매에게, 부모님에게 곧잘 '신경을 꺼 달라'고 말하는 우리는 신경 쓰는 데는 이미 선수이기 때문이다. 내 일과 남의 일을 구분하지 않음은 물론이다. 그렇게 신경을 써도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 신경을 너무 쓰니 인생이 피곤해진다. "제발 신경 좀 꺼." 스스로에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우리 삶에 실패와 이별, 고난과 역경이 다가왔을 때 말이다. 훼방꾼이 아닌 나 자신에게 신경을 끄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래서 책의 메시지는 '렛 잇 비'와는 비슷하면서도 다르게 읽힌다. 될 대로 될 테니 그냥 내버려 두라는 의미는 아닌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사실상 신경 '쓰기'의 기술이다.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면서 진정으로 의미 있는 일에만 신경을 쓰자는 것이다. 목표가 확실하다면 그 과정에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신경 끄고 대신 그 신경을 목표에 몰아주자고 제안한다. 그것이 입시든 승진이든 가족과의 행복한 휴가든 애인 만들기든 상관없이 말이다. 밑바닥 인생을 경험했다는 저자의 냉소적인 시선과 상스러운 말투는 거슬리기는커녕 책의 주제와 완전히 부합하여 그 설득력을 더한다. 이를 잘 살린 번역 덕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는 이 책을 읽기도 전에 그런저런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책을 읽기에도, 중요한 것만 하기에도 인생은 너무나 짧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