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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 살다보면 별일을 다 겪는다. 좁은 공간에 많은 이들이 붙어 사니 별일이 다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렇다고 별일이 다 있네, 하며 웃어넘길 수는 없으니 나름의 해결책을 찾아야 할 터, 과거에는 아파트라도 옆집에 누가 사는지 알았으니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해볼 수도 있었겠지만, 요즘에는 경비실이나 관리사무소를 거쳐서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가 다수이니, 온갖 문제가 모이는 바로 그곳에서 이야기를 시작해보면 어떨까 싶다.
20년 동안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일해온 이가 보고 듣고 겪은 이야기는 왠지 익숙하다. 나도 한두 번쯤 불만을 품었거나 따져 물었거나 거꾸로 문제 제기를 받았을 일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관리소장은 주민 사이에 오고가는 이야기를 한 발짝 곁에서 객관적으로 관찰하면서도, 결국 그 문제를 풀어내야 하는 당사자로서, 모여 사는 이점을 누리면서도 모여 사는 불편은 멀리하려는 이웃 사이의 적정 거리를 알고 있지 않을까. 처음 듣는 아파트 관리소장의 이야기에 귀가 쫑긋하는 까닭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