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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화 시인이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이후 2년 만에 신작 산문집을 냈다. 이번 책의 주제는 '삶이 내게 말하려 했던 것'. 책은 히말라야 신전에서 추방당한 후 세상을 방랑하며 자신이 아는 이야기들을 인간들에게 들려줘야만 하는 신관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시인은 모든 작가는 신관처럼 늘 새롭고 깨달음과 의미가 담긴 이야기를 이어가야 할뿐더러, 그다음 이야기도 읽고 싶게 만들어야만 하는, 이야기 전달자의 숙명을 짊어진 사람이라고 말한다. 우리 역시 자기 생의 작가이며, 우리의 생에 관한 이야기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우리 자신뿐이라는 말도 덧붙인다.
시인은 이 책에서 자기 생의 작가로서 어떤 이야기들이 생을 이루어왔는지, 그 과정을 통해 어떤 깨달음들을 얻었는지에 관해 담담하게 들려준다. 모든 것이 불안하기만 했던 대학 시절, 신춘문예 시상식을 앞두고 아버지께 상처를 주었던 아픈 기억, 여정은 몹시 고통스러웠지만 깊은 인상을 남긴 랑탕 트레킹, 불안과 광기를 주체하지 못했던 인도의 명상 센터에 머물렀던 시절... 어떤 것은 재미있고, 또 어떤 것은 가슴 뛰게 만들고, 또 어떤 것은 눈물 날 만큼 감동적이다. 류시화 시인이 생에서 건져 올린 반짝이는 이야기들을 통해 다양한 삶의 의미와 지혜들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