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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위와 닭들을 돌보며 동물과 교감할 줄 아는 아이가 된 현우 앞에 들이닥친 조류 독감과 살처분! 친구가 된 동물들을 위해 현우는 어떤 결정을 하게 될까?
특별하고 소중한 친구 위풍 당당! 아빠의 사업 실패로 시골 할머니 집으로 내려가 살게 된 현우는 옆집 할머니가 집을 비우게 되면서 얼떨결에 그 집 닭과 거위들을 맡아 키우게 된다. 달걀 판 돈을 다 가지라는 할머니의 제안에 홀딱 넘어가 난생처음 닭과 거위를 돌보면서 하루하루 전쟁터가 따로 없다. 처음엔 돈을 모아 읍내 피시방에서 원 없이 게임을 할 생각뿐 닭과 거위 따위엔 관심도 없었지만 매일 매일 모이를 주고 눈빛도 맞추면서 어느새 현우는 동물들과 교감할 줄 아는 아이가 되어 간다. 동물과도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걸 느낄 때쯤 조류 독감이 유행하면서 현우는 큰 위기에 휩싸인다.
닭과 거위를 잡아먹거나 키우는 가축에 불과하다고 여기던 현우는 자신이 책임을 지고 돌보게 되면서 이름도 없이 무성의하게 부르던 걸 미안해하며 거위들에게 ‘위풍’ ‘당당’이라는 이름까지 지어 준다. 그저 집에서 키우는 가축이 아닌 좀 더 가깝고 특별한 존재로 탈바꿈하게 되는 순간인 것이다. 전염병이라는 큰 난제 앞에 자기 힘으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는 걸 알지만 끝까지 닭과 거위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현우와 이를 안타깝게 지켜보는 할머니 아빠를 둘러싼 사건들이 시종일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작가는 도시에 살던 아이가 동물과의 교감을 얻어 가는 과정에서 살처분이라는 끔찍한 현실과 부딪치며 겪게 되는 혼란과 슬픔 어른들과의 갈등 생명에 대한 경외 등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설득력 있게 그리며 독자들을 이야기 한가운데로 불러들여 많은 생각과 질문을 던져 주고 있다.
절망 끝에 찾아온 새로운 희망! 하루아침에 엄마는 서울에 그대로 있고 아빠와 함께 시골 할머니 집에 내려와 살게 된 현우는 갑자기 바뀐 환경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할머니는 정성껏 현우를 돌보지만 전학 간 학교도 낯설고 친구도 없고 게다가 아빠도 고된 과수원 일에 적응하느라 현우를 살뜰히 챙길 여유가 없다. 외롭고 심심한 시골에서 현우는 어쩔 수 없이 떠맡게 된 닭 거위들과 더없는 우정을 나누게 된다. 닭과 거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건성건성 모이만 주던 거친 손은 어느새 거위들을 쓰담는 다정한 손길로 변했고 시끄럽게만 들리던 닭과 거위가 내는 소리도 뭔가 말을 거는 신호로 들려 귀를 기울일 정도로 현우는 깊은 교감을 나눈다.
함께하는 시간이 한창 재밌고 즐거울 때 갑자기 찾아온 조류 독감 앞에서 현우는 위풍이와 당당이와 닭들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갖은 노력을 다한다. 다행히 조류 독감에 걸리지 않아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에 그보다 더 끔찍한 일이 기다리고 있다. 희망과 절망을 반복하던 현우는 이해할 수 없는 세상일 앞에서 좌절하게 되지만 그 절망 끝에서 위풍이와 당당이가 남겨 준 새로운 희망이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