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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삼국유사 그대로 읽기 단군왕검과 고조선 고구려를 세운 주몽 온조와 비류의 백제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 김수로와 가락국 탈해왕의 지략 김알지 연오랑과 세오녀 미추왕과 댓잎 군사 이차돈 미륵 선화 미시랑과 진자 스님 도화녀와 비형랑 김유신과 세 신령 원효 대사와 무애가 문무 대왕과 문무왕릉 거센 물결을 잠재우는 피리 만파식적 백률사와 부례랑 조신의 꿈 용을 굴복시킨 혜통 스님 노힐부득과 달달박박 안민가와 찬기파랑가 월명사의 도솔가 계집종 욱면의 염불 김대성과 불국사 신무 대왕 염장 궁파 경문 대왕 이야기 처용랑과 망해사 진성 여왕과 거타지 중생사의 관세음보살 경순왕과 마의태자
2부 삼국유사 새로 읽기 그리움은 바다 건너 보희가 깨달은 것 사랑은 죽음을 넘어 나의 길을 가련다 설화에 서린 꿈
머리글 해설 우리나라 고대사 연표
일연 이야기로 우리나라의 고대사를 깨우다! -이야기를 먹고 자란 역사책 역사의 행간을 읽게 하는 이야기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와 그 나라 사람이라면 어떤 식으로든 듣고 자란 고유의 이야기가 있다. 곰이 사람이 되고 알에서 아기가 나오며 용이 사람과 이야기하는 등 할머니가 손자에게 들려줄 법한 이야기 말이다. 그런 이야기가 엄연히 '역사책'으로 그 가치를 높이 평가받는 [삼국유사]에 기록되어 있다는 것은 학교에 들어간 후에 알게 된다. [삼국유사]는 [삼국사기] 다음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책일 뿐만 아니라 정사(正史) 위주의 [삼국사기]가 황당무계한 일이라며 기록하지 않은 일들까지 모아놓은 책이다. 그런데 이성적으로 도무지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은 초현실적 일들을 과연 '역사'라고 부를 수 있을까? 옛날이야기나 전설처럼 재미로만 들었던 이야기가 '역사책'이라는 무게를 달고 다가왔을 때 당혹감을 느낀 사람들도 없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바로 그러한 이유로 인해 [삼국유사]는 더욱 가치 있는 책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삼국 이전 시대에 관한 역사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 반면 [삼국유사]는 아득히 먼 시대로부터 지금 우리의 사고방식이나 생활방식에까지 그 흔적을 남기고 있는 한국인의 정신과 정서의 원형을 가장 풍부하게 간직하고 있다. 정치사 뒤에 숨겨진 고대인들의 숨결이 [삼국유사]라는 뿌리에 의지하여 오늘날 우리의 일상에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정치·경제 중심으로 기록된 역사에서 벗어나 생활상을 이루는 삶으로 가장 가까이 다가온 역사책이 바로 [삼국유사]라고 할 수 있는 셈이다. 보물창고는 일연이 남긴 우리나라 고대인의 삶을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생동감 있게 전하기 위해 [이야기 삼국유사](네버엔딩스토리 2010)의 개정증보판이자 [1218보물창고] 시리즈의 신간으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삼국유사]를 출간하게 되었다.
시대의 고통이 빚고 새로운 사유가 낳은 [삼국유사] -자주적 역사 인식을 통해 존재론적 자긍심을 일깨우다 일연이 [삼국유사]를 쓰던 때는 고려 말기로 고려 왕조는 밖으로는 열세 차례에 걸친 몽고의 침략을 입고 간섭을 받고 있었으며 안으로는 최씨 무신 정권에 의해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져 있었다. 당시 사회의 국존으로서 존경을 받기도 했던 일연에게 시대의 고통은 외면할 수 없는 일이었으며 그에 따른 결과물이 [삼국유사]라고 할 수 있다. 일연은 삼국의 역사에 관한 대체적인 내용은 140년 앞서 편찬된 [삼국사기]를 따르면서도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민간에 전해지던 이야기를 선별하여 [삼국유사]에 기록하였다. 그래서 [삼국사기]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이야기가 두드러지게 눈에 띤다. 특히 우리나라의 효시인 단군신화를 비롯해 부여와 고구려를 그 후손으로 기록한 것 신라 문화사의 기초라고 할 수 있는 가락국기를 통해 개국 과정에 신성성을 부여한 것 등은 중국의 고대 왕들과 같은 자리에 두고 우리의 역사를 쓴 것이며 당시 고통당하는 민중을 향해 민족 공동체의 자긍심을 일깨우고자 했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유교와 중국 중심적 사대주의가 당시 엘리트의 지배적 사고였던 것에 반해 일연의 역사 인식은 자주적인 민족 공동체의 생활 문화와 국가 수호라는 강력한 의지를 바탕으로 하고 있었기에 새로운 사유와 세계관을 녹여 낸 역사책을 쓸 수 있었던 것이다. 오늘날로 보자면 미국은 우리나라에 정치적 문화적으로 영향력이 큰 나라이다. 그런 강한 나라의 화려한 학문과 문화 생활과 사고방식 등을 우리나라의 그것과 같은 위치에 두고 우리 문화가 미국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몽고의 지배를 받으며 무신정권의 난세를 살아갔던 일연은 지배하는 나라와 지배당하는 나라를 강자와 약자라는 약육강식적이며 패배적 인식이 아니라 존재론적 자긍심과 위상을 가지고 우리나라의 역사를 자주적으로 바라본 선각자였다. 유교적 세계관과 중국에 대한 사대주의가 팽배했던 조선 시대와 민족 문화를 말살하고자 했던 일제를 거치면서도 우리의 역사로 살아남은 [삼국유사]는 오늘날 어린이들에게는 재미있는 이야기로 학생들에게는 필독서로 학자에게는 길이 연구될 고전으로 남아 세대를 막론하고 읽히는 스테디셀러가 되었다. 보물창고의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삼국유사]를 통해 [삼국유사]의 가치를 재발견하며 이야기를 통해 역사의 행간에서 남은 이야기를 찾아내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우리 역사와 고전을 재해석하거나 다른 시각으로 바라봄으로써 창의적 작품을 써온 강숙인 작가는 [삼국유사]를 그대로 읽는 1부와 새로 읽는 2부로 나누어 엮었는데 1부에서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꼭 읽어야 할 내용을 선별하여 단군신화부터 신라의 마지막 왕인 경순왕까지 한눈에 고대사를 볼 수 있도록 하였고 2부에서는 역사의 행간에 숨은 이야기를 상상하거나 재해석하여 좀 더 풍요롭고 흥미로운 소설로 탈바꿈시켰다. 역사책이자 설화집이기도 한 [삼국유사]의 특징을 살림으로써 고대인의 삶을 상상해 보고 역사의 지평을 넓혀 보는 뜻깊은 독서가 되도록 배려한 것이다. 한편으로는 원문의 내용을 그대로 살리되 읽기 쉬운 문장으로 고쳐 쓰고 또 한편으로는 작가의 상상력을 보태 풍요롭게 재해석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삼국유사]는 그동안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이야기를 고전이자 역사서로 새롭게 만나게 해줄 것이다.
주요 내용 '남아 있는 일'이라는 뜻의 '유사(遺事)'라는 제목처럼 [삼국유사]는 괴이하고 신비한 이야기와 향가 불교적 전통과 신앙 등 고대 사람들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신화와 설화가 다양하게 실려 있어 정사(正史) 위주의 역사책이 다 기록하지 못한 우리 역사와 문화의 원형을 간직한 귀중한 책이다. 원문의 내용을 그대로 살리되 읽기 쉬운 문장으로 고쳐 쓰고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해석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삼국유사]는 역사책이자 기이하고 재미있는 이야기책으로써 어린이와 청소년 독자들이 고전의 매력을 발견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