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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고] 자동차, 시대의 풍경이 되다 - 디자인으로 본 우리 자동차 100년의 역사
  • 이문석 (지은이)책세상2003-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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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자동차, 시대의 풍경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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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가며
    디자인을 이해하는 얇은 지식

    1. 자동차 사회 시동을 켜다

    굴러다니는 쇠망아지 자동차
    자동차 풍류 포드 T형
    소비도시 경성으로 유선형 쉐보레
    자동차 새로운 가치 기준
    식민지인 식민지 기술

    2. 폐허에서 일어난 의지의 자동차

    고물의 무한 변신 재생자동차
    처음으로 출발한다 시-바ㄹ
    양장미인 새나라
    새나라와 똑같이 신성호
    코티나는 코피 나
    하동환버스 국군이 있는 월남으로
    안전에 완벽을 기한 포드뻐스
    일상의 디자인 익명의 디자이너
    스타일을 향한 대중의 눈

    3. 꿈의 실현 자동차 수출

    한국형 소형차
    절약시대를 앞서가는 브리사
    그대 이름은 포니
    캠페인과 자동차 문화

    4. 마이카 붐

    일상생활의 필수품 마이카
    다섯 번 놀랐습니다. 엑셀
    세계로 미래로 르망
    세계는 지금 프라이드 스타일
    세계의 명차와 함께 달린다 엘란트라
    ‘소나 타는 차’에서 중형 세단의 걸작로 쏘나타
    마이카를 즐기는 여러 가지 방법

    5. 다양한 삶 다양한 자동차

    전환기 모던에서 포스트모던으로
    신세대 감각 엑센트와 아벨라
    X세대의 로망 티뷰론과 엘란
    라이프 스타일 자동차 갤로퍼와 카니발
    큰 차 비켜라 마티즈와 아토스
    애국주의가 남아 있는 에쿠스
    속은 같게 겉은 다르게 투싼과 KM스포티지
    브랜드 전략의 첫 사례 제네시스와 로체 이노베이션
    무조건 예뻐야 돼 쏘나타와 쏘울
    삶의 심미화

    자동차 디자인의 미래
    나가며

    스케치와 렌더링
    자동차 디자인 연표

    참고문헌
    사진목록

    고종의 포드에서 제네시스까지
    대한민국 자동차 100년의 스케치

    시대를 대표하는 첨단 기술의 총체
    개성과 라이프 스타일의 표현
    부와 권력을 드러내는 상징 자동차
    그 속에 담긴 꿈과 도전 욕망의 역사를 만나다!


    자동차가 처음 국내에 들어온 조선시대부터 무인 자율주행차 출시가 목전에 와 있는 오늘날까지 우리나라 거리 풍경을 주도했던 자동차들을 돌아본다. 그리고 정치와 경제 산업 사회 문화 환경이 자동차 디자인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를 분석하고 시대별로 자동차 디자인 양식을 정리한다. 도입 초기의 흑백사진과 오래된 광고 이미지가 있는가 하면 미래의 자동차와 개발과정에서의 스케치와 렌더링 등이 균형 있게 배치되었다. 이러한 통합적 고찰을 통해 디자인은 디자이너 개인의 독창적 생산물이 아닌 ‘시대의 산물’임을 밝힌다.
    [자동차 시대의 풍경이 되다]는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선행디자인팀에서 10여 년간 실무자로 활동하고 지금은 대학에서 산업 디자인을 연구하고 있는 저자 이문석이 자동차를 문화사의 측면에서 접근한 책이다. ‘굴러다니는 쇠망아지’로 인식되었던 일제시기 자동차에서 시작해 ‘시발’ ‘새나라’ ‘포니’ 그리고 마이카붐 시대의 ‘엑셀’ ‘쏘나타’ 등을 거쳐 ‘에쿠스’와 ‘제네시스’ 등에 이르기까지 역동적으로 변화해온 자동차 디자인의 역사를 날줄로 삼고 일제 강점기 전쟁의 폐허와 산업 개발 수출입국 마이카 시대를 거쳐 21세기에 이르는 우리 사회의 역사적 변화를 씨줄로 삼아 자동차 디자인 문화사를 구성해냈다.

    세계 자동차 업계에서 ‘도깨비’로 불리는
    대한민국 자동차의 힘


    2016년 4월 우리 자동차를 수출한 지 50년 만에 현대기아자동차가 글로벌 누적판매 ‘1억 대’를 달성했다. 가장 최근에 작성된 우리 자동차의 역사다. 현재까지 1억 대 판매를 기록한 기업은 미국의 GM과 포드 독일의 폭스바겐 일본의 토요타뿐이었다. 그런데 우리 기업이 마지막으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간 것이다. 세계 자동차 업계에서 우리나라는 ‘도깨비’로 통한다. 자동차를 만들어보겠다고 낡은 기술을 배워간 변방의 작은 나라가 어느새 도깨비 재주 부리듯 엄청난 자동차를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그들은 경계의 눈으로 혹은 부러워하는 눈으로 대한민국 자동차를 주목하고 있다.
    1956년 일본인 어깨너머로 배운 정비기술로 전쟁 중 버려진 자동차를 가져다가 을지로2가 공터에 천막을 치고 드럼통을 망치로 두드려 만들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우리나라 최초의 자동차 ‘시발’이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깡통문화’라고 자조하며 외면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 이문석은 “필요가 만들어낸 일상의 디자인”이라고 이야기한다. 비록 버려진 군용 트럭을 망치로 두드려 만든 재생자동차였지만 당시 유행하던 외국 차량의 디자인을 참고해서 차체를 다듬고 장식을 달았다. 자동차에 들어갈 유리 한 장 국내에서 생산할 수 없었던 열악한 상황에서도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자원으로 시트 등의 내장재를 만들었다. 부족함을 탓하기보다 기지와 노력으로 어려움을 이겨낸 경험이 ‘대한민국 자동차의 힘’이라 보고 있다.

    우리 자동차 100년의 초상
    자동차 디자인이 되다


    자동차 산업은 이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지난 100년 동안의 자동차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새로운 자동차가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구글 같은 IT기업에서 연구해오던 무인자율주행차의 상용화가 코앞에 와 있다. 사람이 운전에서 해방되는 시대가 곧 열릴 것이다. 실제로 구글에서 내놓은 자율주행 차량은 모든 조작 장치가 사라지고 출발과 비상정지 버튼 시트만 남았다.
    새로운 방향 설정과 디자인의 혁신적 실험이 가능하다는 면에서 기회이기도 하지만 과거 방식을 답습하다가는 추락할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생활방식과 생각 욕망 기술 등 모든 것이 변화하고 있다. 당연히 과거 성공을 거두었던 모델도 앞으로 성공을 거둘지 장담할 수 없다. 그런데 우리는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지 못하고 아직까지 자동차의 외관을 아름답게 꾸미는 데만 열중하고 있다. 저자는 이대로 계속 피상적인 멋부리기에 골몰하다가는 지금까지 쌓아올린 공든 탑이 순식간에 무너질지도 모른다고 경고한다.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응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고유한 디자인 철학을 정립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시작은 ‘자신을 정확히 아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녀가 우리 자동차 100년의 시간을 하나하나 끄집어낸 이유다.
    자동차는 등장과 함께 우리에게 시공간을 압축시키는 놀라운 경험을 선사했다. 게다가 이 물건은 태어날 때부터 ‘비싸고 멋진 것’이어서 누구라도 단숨에 마음을 빼앗아버리는 놀라운 능력이 있었다. 누군가 최신의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음은 그가 다가오는 시대의 주도권을 틀어쥐었다는 표현이기도 했다. 이러한 초창기의 수용 방식은 자동차를 이동수단이라는 기능적 가치보다는 권력이나 부 같은 상징으로 이해하는 복합적인 시각을 만들어냈다. 자동차에 대한 사람들의 첫인상은 그대로 우리 자동차 문화의 밑동이 되었다.

    - 장면1

    1913년 경성 거리에 처음으로 문을 연 자동차 판매상은 자동차를 아는 사람도 구입할 수 있는 사람도 거의 없던 시대에 이목을 끌어 자동차를 알리고 팔아볼 요량으로 판촉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에서 판매상은 차체를 울긋불긋한 비단으로 감고 장안의 명기와 지역 유지를 태워 카퍼레이드를 한 바퀴 돌고 나서 술잔치까지 벌인 모양이다. 기생과 술 재력가를 동원한 이 모습은 사람들에게 자동차가 이동수단이라기보다 유흥과 오락거리라는 인상을 강하게 심어주었다.

    - 장면2

    버스가 정차한 곳으로 여기저기 뛰는 사람들 “다 탔으면 오라이”라고 외치며 만원버스에 승객을 밀어넣는 버스안내양 승객을 안으로 몰아넣기 위해 급출발과 급정거를 되풀이하는 ‘조리질운전’ 조리질운전에 이리저리 서로 부딪히며 넘어지듯 쏠리는 버스 안의 풍경은 일상이 되었다.

    - 장면3

    난생 처음으로 마이카를 가지게 된 사람들은 차를 멋지게 꾸미려고 애썼다. 마치 자신의 방을 꾸미듯이 운전에 필요하지도 않는 여러 가지 것들을 차 안팎에 붙이고 늘어놓으며 치장했다. 차 안에는 필수품처럼 시트와 핸들에 덮개를 씌우고 바닥에는 보조매트를 깔았다. 읽지도 않는 외국잡지와 등받이 쿠션을 넣어놓고 대쉬보드 위에 향수병을 올려놓았으며 뒷선반에는 과일바구니에 요란한 커버의 티슈통도 놓았다.

    자동차는 가장 밀접한 생활용품이자 이동수단이다. 그런데 오랜 시간 위와 같은 사건들을 직·간접적으로 겪으면서 사람들은 자동차에 다양한 함의를 부여하게 되었다. 기생을 태우고 술판을 벌이는 카퍼레이드를 보고 우리는 자동차가 이동수단이라는 생각보다는 부유한 이의 놀잇감이란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조리질운전’을 하는 만원버스에서 시원하게 뻗은 길을 달리는 승용차를 보면서 마이카의 꿈을 키워왔으며 처음 장만한 마이카의 기쁨을 꾸미는 데 열중하는 방식으로 나타냈다. 그렇게 자동차는 개성과 스타일을 드러내는 기호가 되었고 어느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신분과 부를 뽐내는 도구로 활용되어왔다. 그리고 재미있는 사실은 이러한 사람들의 생각이 자동차 디자인에 고스란히 반영되었다는 것이다. 즉 사람들의 꿈과 도전 욕망이 디자인에 반영되어 거리를 돌아다녔던 것이다. 그리고 이런 거리 풍경은 또 다시 사람들의 의식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자동차 시대의 풍경이 되다]는 우리 자동차 100년의 역사를 통해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는 책이다. 저자는 영리하게도 우리 곁에 가장 가까운 그러면서도 사람들의 욕망과 꿈이 반영되어 있는 자동차에서 우리의 모습을 찾았다. 이 책은 아마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흥미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이다. 아울러 산업 디자인의 꽃이라 일컫는 ‘자동차 디자인’의 과정을 맛볼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작은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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