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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라벨 (OBI)이 없고 시디에 기스가 다소 있습니다. 가격 인하.
01. Feel So Good
02. Little L
03. You Give Me Something
04. Corner Of The Earth
05. Love Foolosophy
06. Stop Don't Panic
07. Black Crow
08. Main Vein
09. Twenty Zero One
10. Picture Of My Life
*Bonus Tracks
11. Do It Like We Used To Do
12. Deeper Underground
머리에 뿔이 달렸다. 악마나 도깨비쯤 되겠지? 그런데 양손을 공손하게 옆으로 편 것이 깜찍하다. 우리에게 우호적이라고 봐도 될까? 낯선 생김새지만 호의를 느낄 수 있는 마스코트, 자미로콰이(Jamiroquai)의 그 뿔 달린 마스코트가 찍힌 판만 해도 벌써 네 개다. 이제 자미로콰이는 낯선 밴드가 아니다. 더불어 그들의 음악도 이제는 생소하지 않다. 물론 이 말이 신선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여전히 자미로콰이의 음악은 음악팬들에게 기대를 갖게 한다. 2년 만에 선보이는 새 앨범 [A Funk Odyssey]는 그 기대를 어떻게 만족시킬 것인가. 자미로콰이는 즉흥 연주를 뜻하는 ‘jam’과 북아메리카 인디언 부족인 ‘iroquois’를 합성한 말이다. 즉흥 연주라면 음악성과 직결이 되고 인디언 부족이라면 전통을 잊지 않는다는 뜻일텐데 그런 면에서 이들이 출발했던 90년대 초반에 자미로콰이의 음악은 참 신선했다. 어려서부터 스티비 원더나 마빈 게이, 어스 윈드 앤 파이어의 음악을 들어왔다는 자미로콰이의 프론트맨 제이슨 케이(이하 제이 케이)는 70년대 소울이나 펑키(funky), 디스코를 90년대 버전으로 내놓았고 여기서 그 신선함으로 승부를 걸었던 것. 소매와 바지에 줄이 간 트레이닝복과 폭신한 모자들로 패션 감각을 선보였던 제이 케이는 스물 한 살의 나이에 자신이 만든 음악 When You Gonna Learn을 녹음하고 인디 레이블인 애시드 재즈에서 그 싱글을 발표한다. 자미로콰이의 음악이 애시드 재즈라고 불리는 이유이기도 한데, 이 레이블에서는 자미로콰이처럼 재지한 연주와 펑크, 소울을 가미한 음악을 줄줄이 냈고 그게 하나의 장르처럼 인식됐던 것. 아무튼 When You Gonna Learn은 1992년에 댄스 플로어를 시작으로 영국에서 대단한 히트를 기록했고 이 싱글 하나로 제이 케이는 소니와 앨범 계약을 따내기에 이른다. 그리고 앨범 제작을 위해서 밴드를 구성하는데 월리스 부캐넌(Wallis Buchanan / 디제리두, 오스트리아 원주민이 쓰는 전통 목관 악기), 토비 스미스(Toby Smith / 키보드), 스튜어트 젠더(Stuart Zender / 베이스), 닉 반 겔더(Nick Van Gelder / 드럼)가 데뷔 앨범 발매 당시 라인업이다. 93년에 발표한 데뷔 앨범 [Emergency On Planet Earth]는 70년대 펑크로 가득한 앨범이었다. 더군다나 몇몇 곡에서는 흡사 스티비 원더를 모신 듯한 보컬 파트로 훨씬 그 흥겨움이 더해졌다. 여기에는 디제리두라는 오스트리아 원주민이 쓰는 전통 목관악기와 베이스 라인의 그루브, 다양한 퍼커션의 활용, 혼과 스트링 세션도 크게 한 몫 한다. 랩과 록이 판치던 90년대 초 그렇게 자미로콰이는 그들의 모습을 드러냈다. 지구를 구하겠다는 이상주의의 가사를 담고서. 이 데뷔 앨범에 대한 음악팬들의 반응은 대단해서 영국 앨범 차트 1위 등극은 물론 93년에 가장 많이 팔린 데뷔 앨범으로 뽑히기까지 했다. 94년에 있었던 브릿 어워증에서는 최우수 그룹, 최우수 앨범, 최우수 댄스 아티스트, 최우수 신인, 최우수 비디오에 후보가 됐을 정도니 이들이 얼만큼의 센세이션을 일으켰는지 대충 가늠할 수 있을 것. 그러나 아쉽게도 수상은 하나도 하지 못했다. 새로운 드러머 데릭 멕켄지(Derrick McKenzie)와 함께 95년에 발표한 두 번째 앨범 [The Return Of The Space Cowboy]도 펑키 비트와 소울 풍의 멜로디로 가득했다. 한층 전면으로 드러난 베이스라인의 매력과 트럼펫, 플롯 등등의 혼, 무거우면서도 그루브를 살려주는 디제리두 연주도 퍽 빛났다. 여전히 70년대 소울, 펑키가 언급되면서도 재즈 퓨전이 강해서 미국에 진출했을 때도 이 점을 평론가들은 높이 샀다. Space Cowboy, Mr. Moon, Just Another Story가 주목을 받았던 트랙들. 세 번째 앨범 [Travelling Without Moving]은 96년에 발표가 됐다. 비틀즈 오마쥬 열풍이 한참이던 당시 영국 음악계를 생각해본다면 이들이 팔아치운 수십만장의 앨범 판매량이 이들 음악의 매력을 증명해준다고 해도 될까? 세련된 피아노 반주와 오케스트레이션의 도입으로 한층 더 쉽게 다가선 첫 번째 트랙 Virtual Insanity와 공간을 마구 이동하며 유연성 좋게도 춤을 추던 뮤직비디오로 이들은 일약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전작과 약간을 색깔을 달리해서 소울과 펑크가 낯선 팬들에게도 쉽게 다가설 수 있었던 이 앨범에는 일렉트로닉 기법과 힙합 리듬, 레게 등이 차용됐다. Virtual Insanity, Cosmic Girl, Alright 등의 곡이 인기가 있었다. 그 사이 영화 고질라 사운드트랙에 Deeper Underground를 실어서 또 한 번 히트를 기록한 자미로콰이는 흥겨운 디스코 넘버로 또 한 번 유쾌함을 선사했던 Canned Heat을 첫 번째 싱글로 커팅한 네 번째 앨범 [Synkronized]를 99년에 발표한다. 이제 스스로를 자미로콰이라 일컫는 제이 케이의 보컬은 의외로 더욱 풍부해진 연주에 싸여있는 느낌이다. 베이스를 맡았던 스튜어트 젠더가 탈퇴를 했지만 여전한 베이스와 오케스트레이션으로 당시 일렉트로닉 댄스가 주류를 잡던 댄스 음악계에서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네 번째 앨범을 발표하면서 정제된 댄스 음악, 그러나 소울과 펑크를 잊지 않으면서도 보통 음악팬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었던 자미로콰이. 그들이 이제 다섯 번째 앨범을 발표한다. 음악성에 노련미까지 더해가는 자미로콰이의 새로운 음악이라니 냉큼 플레이어에 걸고 싶다. 앨범 제목이 심상치 않다. [A Funk Odyssey]라니. 일단 그루브 최강의 음악을 바라는 음악팬들에게 이 이상 마음에 쏙 드는 제목이 있으랴. 첫 트랙 Feel So Good의 인트로가 심상치 않다. 일렉트로닉 색채가 강하다. 그러나 역시 실망시키지 않는 펑키 비트. 그 와중에 애시드 재즈와도 관련이 있는 트립합이 연상되는 이펙트. 그에 걸맞게 힘을 뺀 제이 케이의 보컬이 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두 번째 트랙은 첫 싱글인 Little L로 역시 일렉트로닉과 펑크의 조화가 예사롭지 않다. 풍성했던 연주가 없어진 반면 일렉트로닉 비트가 강하고 현악기로 디스코의 리듬을 살려내는 Little L은 8월 13일에 싱글 발매되었고 (한국 제외), 몰로코(Moloko)를 전 세계 댄스 플로어에서 유명하게 만든 곡 Sing It Back의 리믹서 보리스 디(Borris D)의 리믹스 버전도 실렸다. 이들의 일렉트로닉 도입은 이미 예고된 바였는지도 모른다. 95년에 정글 프로듀서 엠 비트(M-Beat)와 함께 작업한 싱글 Do You Know Where You’re Coming From을 생각한다면 말이다. 물론 그 때 제이 케이는 그저 외도일 뿐이라고 자미로콰이의 음악 방향하고는 아무 상관없다고 하긴 했지만 말이다. 일렉트로닉과 펑키, 소울의 만남은 계속된다. 베이스라인이 잘 살아있는 You Give Me Something은 자미로콰이가 댄스 플로어에서 자신 있게 내놓을 만한 곡이라고 한다. 역시 펑키 비트가 강한 트립합 정도로 봐줄 수 있겠다. Corner Of The Earth는 라틴 아메리카의 거대한 잉카나 마야 문명 정도를 눈앞에 둔 사람의 느낌이라고나 할까? 거대한 인트로와 어쿠스틱 기타 연주, 퍼커션으로 재즈풍의 리듬감을 선사하며 제이 케이의 보컬도 한결 차분하고 나긋나긋하다. 오케스트레이션의 마무리까지 근사한 곡. 제이 케이는 이 곡에 강한 애착을 보이며 자기가 살아있고 존재하고 생각한다는 걸 증명하는 노래라고 언급했다. 스스로는 이 앨범의 필청 트랙으로 손꼽아놓은 상태. 벌써 예전의 자미로콰이가 그리운 분들이라면 디스코 넘버 Love Foolosophy, Main Vein을 추천해드린다. 특히 Main Vein은 자미로콰이의 세션을 맡아주다 정식 멤버로 영입된 퍼커셔니스트 솔라 아킹볼라(Sola Akingbola) 덕분에 흥겨운 곡. 전격 일렉트로닉 트랙 Twenty Zero One을 지나면 제이 케이가 가사를 쓰며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다는 Picture Of My Heart를 마지막으로 자미로콰이가 선사한 펑크 오디세이가 마무리된다. 2년 동안 제이 케이의 스튜디오에서 열심히 샘플링해가며 만들었다는 자미로콰이의 다섯 번째 앨범 [A Funk Odyssey]. 그들의 마스코트인 스페이스 카우보이의 모습이 새삼 낯설어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펑크 비트와 디스코, 소울의 감성은 여전히 생생하게 살아 숨쉬고 있으니 그들은 역시 우리에게 두 팔을 펼치고 있는 우호적인 자미로콰이인 것이다. 글 / 이소연 (앨범 내지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