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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백수린의 산문집이 2년 만에 출간되었다. 이번 책은 작가가 수년 전 높은 언덕 위 낡고 작은 단독주택으로 거처를 옮긴 이후 긴 시간에 걸쳐 틈틈이 써온 산문을 엮은 것으로, 창비 ‘에세이&’ 시리즈의 네 번째 책이기도 하다. 혼자의 공간에서 혼자의 시간을 채운 편린들이 한 편 한 편의 글로 단정히 기록되어 있다.
작가는 옛 성곽이 보이는 풍경에 반하고 단독주택에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앞서 연고도 없는 동네로 이사했다. 높은 언덕과 폭이 좁은 골목, 방 안까지 흘러들어오는 각종 외부 소음, 무례한 이웃 등 얼마간의 불편이 따르지만, 다정한 M이모, 살뜰한 E언니, 인생의 첫 강아지 봉봉, 무심히 챙겨주는 이웃집 아주머니와 같은 따스한 존재 덕분에 행복의 순간으로 하루하루를 채울 수 있었다. 작가는 이해와 사랑의 시선을 담아 집과 동네에 찬찬히 스며들어가는 여정을 촘촘하게 그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