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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곰' 제목을 보자마자 아들의 어린 시절 일화가 떠올랐다. 아들은 책에서 백(白)곰을 보고는 집안 어딘가에 있는 백(白)곰 인형을 꺼내와 이렇게 말했다. '이제부터 네 이름은 '90곰'이야!' 과거의 일화를 떠올리며 내용 또한 어느 정도 예상하고 그림책을 펼쳐들었다.
과연 예상한 대로 <100곰>은 '숫자 그림책'이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왼쪽에는 숫자가, 오른쪽에는 곰이 나온다. 숫자 1, 곰 한 마리, 숫자 2, 곰 두 마리...그렇게 100까지 이어지다가 다시 0이 되며 이야기는 끝난다. '적음'의 표현부터 '많음' 그리고 '없음'의 표현까지 아이들이 숫자를 쉽게 알 수 있게 해준다. 아니다. <100곰>은 '기후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주는 그림책'이다. 늘어나는 숫자와 곰 그리고 작아지는 빙산, 높아지는 해수면... 작가는 치밀한 디테일로 보는 이로 하여금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숫자 그림책의 형태를 취하지만 그 메시지는 강력하다.
<100곰>은 '읽을 때마다 그 의미가 깊어지는 그림책이다.'라는 심사평처럼 숫자 놀이하듯 아이들이 쉽고 빠르게 넘겨 볼 수도 있고, 부모와 함께 그 의미를 생각하며 볼 수 있는 그림책이다. 처음과 끝에 똑같이 '고요합니다'라는 말이 나오는데, 처음은 평온하고 끝은 적막하다. 2022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