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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나의 사랑스러운 방해자 - 앨리스 닐, 도리스 레싱, 어슐러 르 귄, 오드리 로드, 앨리스 워커, 앤절라 카터… 돌보는 사람들의 창조성에 관하여
수전 손택, 도리스 레싱, 오드리 로드, 앨리스 워커... 이런 커다란 이름들을 볼 때, 창작자라는 원대한 꿈을 가진 어린 여성들은 존경, 질투, 부러움, 경외 같은 감정을 느끼기 마련이다. 그러나 생애 주기의 어느 지점을 넘어선 여성들은 거기에 더해 물음표 하나를 품게 된다. '혹시... 당신들의 모성적 삶은 어떤 모습이었나요?'
이 책은 이 멋진 창작자들의 모성과 창조성이 만나는 지점을 소상히 탐색한다. 앨리스 닐의 자꾸만 엇갈리는 딸과의 인연, 도리스 레싱에게 씌워진 아이를 매정하게 버렸다는 누명, 어슐러 르 귄의 충만했던 가정 환경... 이들의 지성과 작품에만 세상의 이목이 쏠렸기에 우리가 거의 접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이들의 생활과 영감 사이에 어떤 관계가 존재했는지를 이 책은 면밀하게 증언한다.
페미니즘 부흥 전, 엄마 창작가들에겐 모성적 삶에 대한 의무가 사회적으로 훨씬 무겁게 지워졌고, 페미니즘 부흥 이후 엄마 창작가들은 아무래도 가부장제에 얽힌 모성적 삶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 어렵다. 그래서 아마 2023년의 그들은 여전히 궁금증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다른 창작가들은, 다른 엄마들은 대체 어떻게 이 두 갈래의 삶을 엮어가며 살고 있는 건데!' 20세기 위대한 창작가들의 엄마됨과 예술적 삶, 그 교차점에 있는 이야기들은 누군가에겐 굶주렸던 대답일 것이다. 이 책이 어느 정도의 해갈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