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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전동타자기에 대한 기억
김응수 시집
고요아침
김응수(金應秀)
1958년 대구에서 태어나 부산과 서울에서 성장했다. 한양대학교 의과대학원 박사과정을 졸업하고 의학박사를 취득하였다. 1993년 《시와사회》 첫 신인공모에 당선되어 시작 활동을 시작하였다. 현재 한국전력 의료재단인 한일병원 원장으로 있다. 『아들아, 너는 오래 살아라』, 『가슴 아픈 여자, 마음 아픈 남자』, 『Dr. 콜롬보?』, 『나는 자랑스런 흉부외과 의사다』 등 4권의 의료 에세이집을 냈다.
시인의 말
간만에 비 오니
유혹의 비가 오니
포도를 따라 어우러진 버들개지가 푸르다
비가 올 때마다 언제나
나의 생존과 무릎 맞추는 진회색빛 인과
더불어 우기와 번갈아 닥쳐오는
적소(謫所)에 사는 간략한 가난
자, 비가 그쳤으니 그대도
길을 떠나라
비 오지 않으니
그대가 비가 되어
쓰라린 적소를 떠나라
2009년
김응수
초판 1쇄 인쇄일 / 2009년 06월 11일
초판 1쇄 발행일 / 2009년 06월 23일
지은이 / 김응수
펴낸이 / 노정자·정일근
펴낸곳 / 도서출판 고요아침
값8,000원
헐렁하고 너덜너덜함을 슬픈 가슴으로 꾹꾹 쟁이며 살아낸 젊은 시절, 몹쓸 병을 아름답게 이기려했던 아버지. 그리고 의과대학에서 공부하고 이어진 군의관 시절을 정성스럽게 보내고 난 뒤 드디어 한 의사로서 당당하게 선 한 사람의 드라마틱한 인생역정이 고스란히 담긴 이 시집은 정녕 김응수 시인의 ‘첫시집’이라할 것이다.
서러움을 견디며 산 사람답게 시집에는 시니컬한 비애가 얼음처럼 엷게 덮혀있기도 하지만 한 사람의 일기로 떨어지지 않는 강인한 시정신이 굳건하다. 바른생활의 시학이라 이름지을 수 있는 이들 시편 속에는 어느 것도 넘치지 않는 절제가 작동하고 있고 우리네 삶과 역사를 보는 큰 시각이 당대현실과 유리되지 않고 절묘하게 배합되어 있다. 또한 자신의 삶을 지탱하는 경상지역 방언들과 ‘데퉁스레’, ‘두버기로 달린 감나무’, ‘모개이불’, ‘너덜겅’ 등과 같은 우리의 모국어들이 모글모글 피어오르면서 맛깔스럽게 구사되고 있다. 살아가는 일도 시 쓰는 일도 진정 한 모범을 이루었다. 아름다움도 때론 이렇게 튼튼하다. -강형철(시인, 숭의여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