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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2020년 소설/시/희곡 분야 37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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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형철 "이런 재능은 어떻게 갑자기 나타났을까.""
    "나는 제주에 사는 웃기고 이상한 사람입니다 / 남을 웃기기도 하고 혼자서 웃기도 많이 웃죠"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이원하의 시는 이렇게 자신을 소개한다. "나에게 바짝 다가오세요" 대범해지기도 하고 "나의 정체는 끝이 없어요" 능청스러워지기도 하는 시. 첫 시집 출간 전부터 등단작 <제주에서...> 가 앤솔로지 등으로 소개되며 새로운 시를 기다려온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시인의 첫 시집이 드디어 나타났다. 수국의 이미지처럼 산뜻한 보랏빛 외피를 입은 채, 시의 말은 외롭고 기다리고 그러면서도 자주 웃는 자신을 여과없이 드러내 보인다.

    경어체로 건네는 말은 진솔하고 사랑스럽다. 섬에 혼자 살고 술은 약한 어떤 이의 귀여운 편지에서 발견할 법한 단어와 감정으로 이루어진 시들. 시인은 먼 미래를, 깊은 고독을 바라보지 않는다. 지금 보고 싶은 사람을 지금 볼 수 없는 내 마음이 시시해 "당신과 함께 보면 좋을 일들이 전부 / 사느라 / 아무 소용이 없어요" <참고 있느라 물도 들지 못하고 웃고만 있다>)라고 말하고, 먼 미래의 어떤 날이 아닌, "적어도 지금은 / 잠을 잘 자도록 하자는 거예요" <빈 그릇에 물을 받을수록 거울이 넓어지고 있어요> 라고 오늘의 수면에 대해 이야기한다. "내가 표정을 괜찮게 지으면 / 남에게만 좋은 일이 생겨요"<서운한 감정은 잠시라도 졸거나 쉬지 않네요>라고 말하면서도 기어이 웃고 마는 사람. 미용고를 졸업해 미용실 스태프로도 일하고, 영화 <아가씨>에 보조 연기자로 출연하기도 한 시인의 이력처럼, 이 시인의 직설적인 시는 낯설고 새롭다. '시인 박준이 그 세대에서 특별한 예외이듯 이 시인 역시 그렇다고 해야 할 것 같다.'는 상찬과 함께 문학평론가 신형철이 더한 평론이 함께 실렸다.
    - 시 MD 김효선 (2020.04.14)
    기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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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양장본
    • 160쪽
    • 130*224mm
    • 198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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