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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너무 늦은 처음이다
공석진 시집
청어
바람처럼 문득 떠나야 할 때가 있다
사랑은 허락한 만큼만 해야 하는 것
이별하기 전 그리움이 먼저 자리 잡듯
비를 예고하는 흐린 날이 찾아오면
사무친 정이 떨어지도록 쌀쌀맞게 부는
바람처럼 홀연히 떠나야 할 때가 있다.
시 공석진
《한류문예》 등단(2007)
한국문인협회 회원
고양문인협회 회원
시와창작작가회 수석부회장
시집 『너에게 쓰는 편지』 『정 그리우면』 『나는 시인입니다』 『흐린 날이 난 좋다』
시화집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발행처 / 도서출판 청어
발행인 / 이영철
1판 1쇄 인쇄 / 2016년 1월 10일
1판 1쇄 발행 / 2016년 1월 20일
값9,000원
시인의 말
백수가 지척인 노시인께 여쭈었다.
“선생님, 건안하시지요?”
“젊은이는 향내가 나지만 노인은 냄새가 난다네. 자넨 향기로운 시인이야.”
“백 살만 넘기시면 한 살부터 시작입니다. 그 향이 귀하시지요.”
동문서답 같은 덕담으로 에둘러 표현하시는 말씀에 몸 둘 바를 몰랐다.
노시인의 말처럼 내가 향기 나는 시인이 될 수 있을까?
불 밝히는 명시를 집필하기보다 초록은 동색처럼 천편일률적이지는 않을까?
사고의 저변에 늘 심각하게 고민거리로 자리 잡고 있었다.
어느 덧 개인 통산 다섯 번째 시집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집필한 천 편에 이르는 시들 중 절반을 넘는 시에게 세상에 비상할 수 있도록 날개를 달아 주지 못함을 늘 안쓰러워하였다.
‘나의 품속에 누워 잠자다 나의 불의의 망각으로 영원히 깨어나지는 않을지 혹은 시를 외면하는 팍팍한 세상에 크게 상심하여 날개를 달아주기 전에 소각하여 전격 절필은 하지 않늘지’ 같은 걱정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한 적이 있었다. 그것이 한때의 기우였기를 소원해본다.
귀한 사진으로 동행하여준 전부순 작가에게 심심한 감사의 말을 전한다. 천진한 미소를 가진 그였기에 나의 시상과 그의 사진 속의 풍경은 아름다운 조합으로서 미력하나마 세상에 불 밝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추암(秋岩) 공석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