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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와 <호모 데우스>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 이번에는 큰 이야기에서 빠져나와 작은 이야기에 주목한다. 이야기의 배경은 1100년에서 1550년 사이 유럽과 중동으로,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를 거치며 펼쳐진 여섯 개의 특수작전을 생생하게 살려낸다. 중세전쟁사를 연구한 학문 이력에 이야기꾼이라 불릴 정도로 탁월한 솜씨가 더해지니, 대담한 작전, 긴박한 순간, 시대의 반전이 한데 엮여 극적인 장면이 그려진다.
그런데 왜 특수작전일까. 특수작전은 보편적이지 않은 은밀한 방법이 이용되며, 투입한 자원에 비해 커다란 효과를 거둘 수 있어, 그만큼 알려진 부분이 적고 그만큼 극적이기 때문이겠다. 자연스레 속임수, 배신, 뇌물, 암살 등 반칙이라 할 장면들이 이어지는데, 재미난 건 당대 기사도 문화다. 명예로운 싸움을 중시하는 기사도 문화와 특수작전의 기묘한 공존은 대의를 내세우는 모든 전쟁과 실제 전쟁의 현실을 보는 듯한 느낌을 전한다. 작은 이야기인 듯 보이지만, 역시 유발 하라리의 깊고 넓은 시선이 담긴 큰 이야기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