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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의 로타 로마나 변호사. 어려움 없이 엘리트 코스를 착착 밟아 탄탄대로를 살아왔을 것 같은 이력이지만 번쩍이는 성취와 별개로 어떤 삶에든 아픔, 수치, 고통, 창피는 있다. 이 책은 한동일이 사제직을 그만둔 뒤, 고민과 방황을 거듭하는 흔들리는 나날을 보내며 쓴 글들의 모음이다.
고통의 날 동안 그는 라틴어 문장들을 입에 굴리고 머리에 새기며 스스로를 다잡았다. 그에게 라틴어는 "공부의 대상만이 아니라, 생을 받치는 머릿돌 같은 기도와 초심의 언어"이기 때문이다. 'Qui quae vul dicit, quae non vult audiet.'(마음 내키는 대로 말하는 사람은 내키지 않는 소리를 듣게 되리라.), 'Vexatio stora fiat.'(아픔이 스토리가 되게.) 등, 그는 자신에게 등불이 되어준 문장들을 아낌없이 책에 풀어 두었다. 정신이 단단할 땐 무심결에 지나칠 문장들도 마음이 고통에 잠겨 있을 땐 사무치는 법.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이라면 이 문장들로 잊고 있던 신념과 태도를 재단장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