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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 전 대법관은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법관이다. 그가 대법관이 되었을 때는 ‘여성’에 방점이 찍혔지만, 6년 동안 대법관을 지내며 새롭게 얻은 호칭은 ‘소수자의 대법관’이었고, 퇴임 후에는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으로 부정과 부패를 뿌리 뽑을 법안을 만들어 ‘김영란법’으로 이름을 남겼다. 이렇듯 그는 법의 세계에서 사회를 바라보고, 법의 논리로 세상을 바꾸려 노력한 천생 법관이다.
이번 책은 그가 대법관으로 지내며 숱하게 고민한 열 가지 법안을 바탕으로 법의 의미와 역할을 되묻는데, 성전환자 성별정정 사건으로 성소수자의 기본권과 사회 통념의 한계를 다루고, 삼성 사건으로 주식회사가 누구의 것인지 궁리하고, 상지대 사건으로 교육의 공공성과 자율성을 따져보는 식이다. 문제를 둘러싼 사회적 배경과 이를 분석하는 법의 논리를 함께 들여다 보면, 그간 보지 못한 세상의 원리가 비로소 보이기 시작하고, 갈등과 쟁점을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도 새삼 깨닫게 된다. 사회가 빠르게 변하면 법도 그에 반응하기 마련이다. 국민의 뜻을 헌법에 반영하는 주체로서, 더 뒤쳐지면 꽤나 곤란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