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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적 사람'이든 '비(非) 노래방적 사람'이든 노래방에 얽힌 추억 한 가지쯤은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술자리 후 의레 따라붙는 노래방 코스, 다수 앞에서 노래를 불러야만 하는 순간을 웬만하면 피해온 내게도 노래방에 얽힌 좋은 기억 하나가 있다. 몇 년 전 어느 날, 친구에게 노래방에 가자고 내가 먼저 권했다. 어린 친구는 그 세대에 맞는 각종 노래를 선곡하여 신나게 불렀고, 나는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와 같은 노래를 몇 곡 소심하게 불렀다. 친구는 그 후로도 내 선곡에 대해 깔깔 웃고 놀려댔는데, 언제건 언니를 놀려먹는 그가, 그런 그를 바라보는 것이 지금도 좋다.
아무튼 시리즈 마흔아홉 번째의 주인공 이슬아 작가는, 노래방에서 화려한 열창으로 기량을 뽐내는 '노래방적 사람'은 아니지만, 삶의 순간마다 노래와 함께하는 '노래적 사람'이다. 작가의 열 번째 책이기도 한 <아무튼, 노래>에서 노래, 노래방과 살아온 삶의 추억을 불러낸다. 이전 작품들에서 반짝이며 등장한 할머니 향자, 엄마 복희, 아빠 웅, 동생 찬희, 친구 하마가 정겹게 등장하고, 그들과 함께한 시간 속 노래 이야기가 애틋하게 이어진다. 특히, 장례식장 2층에서 친구에게 불러준 윤복희 <여러분>, 친구와 바다에 둥둥 떠 있을 때 마음속으로 부른 요조의 <안식 없는 평안>, 서른한 살에 새로 사랑하게 된 이를 배웅하러 가는 길에 우연히 들었던 조휴일의 <I Like Watching You Go>. 그 순간의 풍경과 감정이 마음에 각인되어 책장을 덮고도 오래 남는다. 듣고 싶은 노래를 부르기 위해 노래한다는 말, 부르면 부를수록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어진다는 말. 이슬아 작가가 노래를 사랑하는 방식은, 노래와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는 그래서 특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