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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일본 발간 당시 초판 10만 부 중 약 90%를 일본 최대 서점 기노쿠니야에서 매입해 유통시켜 큰 화제가 되었던 하루키 자전적 에세이 <직업으로서의 소설가>가 드디어 국내에 출간되었다. 책은 작가가 소설을 쓰는 것에 대해, 소설가로서 소설을 써나가는 상황에 대해 일하는 틈틈이 집필해온 원고들을 모아 엮은 것이다. 출판사 의뢰에 의해 시작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자발적으로, 작가 자신을 위해 쓴 글이라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하다.
총 12장에 걸쳐 35년 동안 지속적으로 소설을 써온 경험을 바탕으로, 소설을 오래도록 써내는 것, 소설로 먹고사는 것, 소설가로서 살아남는 것의 어려움을 비롯해, 소설가로서의 자질과 태도, 문학상에 관한 솔직한 생각 등을 청중에게 말을 건네는 듯한 문체로 편안하게 풀어낸다. 작가 스스로 후기에서도 밝혔지만, 다양한 형태로 글로 쓰거나 말로 해온 것들을 다시 한 번 정리한 내용을 담은 것이기 때문에 어디선가 읽은 부분들이 많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소설 쓰기, 소설가로서의 삶에 관한 작가의 생각을 한자리에 모은 첫 책이기에 하루키의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나 작가의 길을 걷고자 하는 독자라면 읽어볼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