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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 국적을 지닌 자는 누구나 70세가 되는 생일로부터 30일 이내에 반드시 죽어야 한다. 더불어 정부는 안락사 방법을 몇 종류 준비할 방침이다. (...) 정부 추산에 따르면, 이 법안이 시행되면 고령화에 부수되는 국가 재정의 파탄이 일시에 해소된다고 한다.' 이상의 내용으로 구성된 일명 '70세 사망법안'이 가결된다.
사회 전체를 혼란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이 법안이 지극히 평범한 한 가족의 일상에 들어오며 생기는 변화들이 담담히 그려진다. 며느리 도요코에게 10여 년째 병수발을 받으면서 이를 당연하게 여기는 시어머니, 아내가 얼마나 힘든지 관심 없는 남편, 은둔형 외톨이로 전락한 아들 등 숨 막히는 상황 속에서 살아온 도요코는 이번 법안 통과로 한 줄기 희망을 갖게 된다.
<노후자금이 없습니다> <며느리를 그만두는 날> 등의 전작을 통해 지속적으로 현 일본 사회의 문제들을 날카롭게 지적해온 가키야 미우의 신작이다. '70세 사망법안'이라는 극단적인 설정이 파격적이고, 이에 대응하는 한 가족의 모습을 통해 오늘날의 저출산 고령화라는 서늘한 현실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주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