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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28일, 미국이 주도하고 한국, 일본, 대만이 참여하는 반도체 공급망 관련 협의체 '칩4동맹'의 첫 예비회의가 열렸다. 미국은 메모리 분야 최강자인 한국, 글로벌 파운드리 1위인 대만, 반도체 소재, 부품, 장비 기술력에서 여전한 경쟁력을 갖춘 일본과 함께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봉쇄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일본은 과거 30년 동안 세계 반도체 산업을 선도했던 과거의 영광을 회복하려고 하고, 대만은 중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글로벌 포지션을 더 확고히 하고자 한다. 각자의 셈법에 따라 칩4에 적극적인 미국, 일본, 대만을 바라보며, 대 중국 반도체 수출 비중이 약 40%(2021년 기준)에 달하는 한국의 머릿속은 복잡해져만 간다.
세계 프로세서 칩 생산의 83%, 메모리 칩 생산의 70%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대만과 한국, 반도체 산업 전통의 강자 일본, 막대한 내수시장과 국가적 지원으로 급부상하는 중국까지 세계 반도체 산업의 주요 국가들은 공교롭게도 모두 동북아시아에 위치한 국가들이다. 현재 동북아시아는 1970년대 오일쇼크를 발생시켰던 페르시아만 지역처럼, 21세기 '반도체 쇼크'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지역으로 급부상했다. 급변하는 정치적 상황,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기술 등의 변수 속에서 반도체 산업을 둘러싸고 동북아시아에서 펼쳐지는 전쟁과도 같은 경쟁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 이유다. 21세기 ‘반도체 삼국지’에서 살아남아 승자가 되기 위해 한국이 취해야 할 전략과 전망, 각국의 주요 어젠다를 망라하여 충실한 정보와 의미 있는 분석을 제공하고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