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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조선, 오늘 한국사회를 적확하게 드러내는 조어다. 헬(hell)은 지옥 같은 현실을 표현하고, 조선은 근대국가가 맡아야 할 시민의 권리 보호와 복지 증진을 외면하는 국가를 고발한다. 상황이 이러니 국가를 바꾸려는 노력보다는 탈조선을 꿈꾸게 되는데, 이조차도 꿈만 꾸고 시도를 할 여력은 없는 형편이다. 21세기 초엽 <당신들의 대한민국>으로 한국의 오늘을 비춘 박노자에게 2016년 한국은 어떤 모습일까, 다시금 귀를 기울여 본다.
박노자는 대한민국이란 국가를 주식회사 대한민국이라 정의한다. 모든 권리는 국민으로부터 나왔지만, 그 권리는 어느새 소수의 전유물이 되었고, 한 번 권리를 잡은 이들은 이를 대물림하는데 여기에 들어가지 못하거나 쫓겨난 이들은 다시는 권리를 얻을 수 없는 상황이니, 대한민국은 오로지 주주의 이익만을 따르며 주주가 아닌 노동자는 노예처럼 여기는 주식회사와 다를 바가 없는 국가라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탈조선 말고는 정말 답이 없는 걸까? 박노자는 대한민국 역시 세계 자본주의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기에 탈조선조차 온전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나를 구하며 세계를 바꾸는 방법, 박노자가 제안하는 헬조선 탈출의 유일한 방법을 진지하게 검토해볼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