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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중국의 전자 제품 제조업체 폭스콘에서 직원 18명이 자살을 시도했고 그 가운데 14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회사는 애플 아이폰의 제조사로 알려진 터라 이 소식은 금세 화제를 모았다. 안타까운 사태가 분명하지만 그만큼 놀랄 일이었을까? 당시 폭스콘의 직원은 100만 명에 이르렀으니 인구 10만 명당 연간 자살율을 계산하면 1.5명이 나온다. 그리고 같은 기준 중국의 자살율은 22명이다. 이는 사실에 근거한 ‘눈에 띄는 숫자’가 진실의 의미를 왜곡한 사례일까?
대부분의 진실은 각자의 사실과 해석을 바탕으로 경합하기에, 일부러 거짓말을 하지 않더라도 온전한 진실을 전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고, 각자는 자신의 사고방식을 기반으로 무엇을 받아들일지 선택하며 어느 쪽으로든 치우치기 마련이다. 이 책에 나오는 숱한 사례는 어떤 진실을 택하느냐에 따라 세상이 얼마나 달리 보이고 실제로 달라지는지, 진실의 편집이나 왜곡이 세상을 얼마나 다르게 보이게 만들고 실제로 달라지게 하는지를 보여준다.
다시 앞선 사례로 돌아가보자. 중국 평균보다 자살율이 낮으니 그곳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단정할 수 있을까? 결국 각자의 이야기를 마주해야만 진실에 가까워질 수 있는 게 아닐까? 우리의 물음은 한 명의 노동자라도 자살에 이르지 않도록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에 닿아야 하는 게 아닐까? 속지 않으려는 소극적 태도가 아니라 진실을 마주하려는 적극적 태도만이, 진실에 속지 않으면서도 진실에 매몰되지 않는 현명한 삶과 관계에 이르는 길이라 믿으며, 이 책 또한 그렇게 읽히길 바랄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