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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출판사 제공 책소개'를 먼저 훑어봐주시면 좋겠다. 스크롤을 내리면... 내리고, 내리면... 계속 내려간다. 도서 MD 일을 하며 본 책소개 중 손에 꼽을 정도로 길다. 책을 읽고 난 지금, 책소개가 왜 이리 길어질 수 밖에 없었는지 완전한 납득을 하고 있다.
이 책은 다섯 명 장애해방운동가들의 삶으로 꽉 차있다. 너무나 많은 사건과 감정, 이야기와 고뇌가 펄떡이는 생동감을 품은 채 담겨있다. 꽉 찼다는 말이 수다스럽다는 말은 아니다. 그보다는 핵심의 밀도가 높다는 의미에 가깝다. 오로지 필요한 문장들만이 맛스럽게 정리되어 있음에도 이야기는 아득히 이어진다. 이 모든 것이 이들의 삶이어서 그렇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표현을 잠시 빌리자면 이들의 투쟁에서 "삶이 아닌 것은 한순간도" 없었기 때문에 그렇다. 그러니 요약이 어려울 수밖에. 소개는 길어질 수밖에.
책을 읽는 커다란 이유들 중 하나가 타인의 삶을 알기 위해서라면 <전사들의 노래>는 그 목적을 넘치도록 이루어낸다. 첫 장을 펼치는 손에 묻은 어떤 동정도, 시혜적인 마음도, 오만함도 이 책은 털어버린다. 독자가 책에서 만나는 것은 오직 강렬한 삶, 필연적인 부끄러움, 우리가 인간으로서 함께 존재해야 한다는 결연한 다짐, 그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