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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지 않은 미래의 절망을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자, 기후붕괴로 인해 사라질 일상을 짐작하는 자, 그것을 현실로 만들지 않기 위해 실체 있는 희망을 찾는 자... 브뤼노 라투르와 니콜라이 슐츠는 기후붕괴 시대의 새로운 계급 주체인 이들을 "녹색 계급"으로 호명한다. 녹색 계급은 기존의 성장 중심 세계 질서가 인간과 자연을 향한 칼날이었음을 인정하고 우리가 향해야 하는 유일한 길이 인간과 비인간 모두를 아우르는 '생성 시스템'임을 인지하는 배경 위에 존재한다. 녹색 계급은 환경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는 주체이며 곧 모든 시민이 가져야 할 정체성이기도 하다. 책은 우리가 스스로를 녹색 계급으로 의식하고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방법과 실천을 짧은 메모들로 제시한다.
브뤼노 라투르가 <지구와 충돌하지 않고 착륙하는 방법>, <나는 어디에 있는가?>의 논의에서 한발 나아가 이번 책에서 "계급"이라는 전투적 정치 용어를 꺼낸 이유는 선명해 보인다. 구체적이고 급박한 연대적 움직임이 필요한 현실, 저자들은 새 시대에 맞는 계급의 정의를 새로 씀으로써 적극적 정치적 행동을 촉구한다. 역사의 시한이 한정되어버린 지금 시급한 일은 전 세계가 공통된 정체성을 가지고 가능한 희망의 방향으로 달리는 것일테다. 변화시킬 수 있는 미래의 영역이 날마다 줄어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