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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덕분에 세상이 바뀌었고, 이미 왔는지 앞으로 올지 모를 4차 산업혁명으로 모든 게 바뀔 거라 떠들썩하지만, 여전히 대다수 인간의 하루는 아침에 일어나서 화장실에 들렀다가 밥을 챙겨먹고 일이나 공부로 낮 시간을 보내며, 그 와중에 친구와 수다도 떨고 차도 나누며 해가 지면 가볍게 술을 한 잔 마시고는, 집에 돌아와 이를 닦고 침대에 누워 다음 날 일어날 시간을 맞추고 잠에 드는 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어쩌면 수천, 수만 년의 세월이 응축된 결과가 오늘 하루인지도 모르겠다. 정말 그렇다면, 인류는 흥한 걸까, 망한 걸까.
영국의 대중 역사평론가 그레그 제너는 눈앞에 닥친 하루를 살아가느라 긴 안목으로 시대와 역사를 바라볼 여유를 갖지 못하는 현대인에게, 당신의 하루를 눈여겨보며 각각의 상황과 장면을 추적해보면, 엉뚱하고 기상천외한 일들 속에서 살아남은 오늘 하루의 귀한 모습을, 지금 우리와는 전혀 다르다고 생각했던 과거 인류와 별반 다르지 않은 일상의 평범함을 새삼 깨닫게 된다고 말한다. 파라오의 속옷과 로마의 쓰레기통에서부터 고고하게 이어온 소소한 일상에서, 비록 망한 듯 보이지만, 여전히 흥했다고 믿으며, 더 흥할 날을 기대하는 인류의 소박한 희망을 확인하고 곧 다가올 미래를 점칠 수 있겠다.